원본보기
  • 아시아투데이 로고
[마켓파워]이랜드 계열사 간 자금 돌려막기로 적자기업 양산
2019. 10. 17 (목)
  1. 춘천
  2. 강릉
  3. 서울
  4. 인천
  5. 충주
  6. 대전
  7. 대구
  8. 전주
  9. 울산
  10. 광주
  11. 부산
  12. 제주

뉴델리 31.4℃

도쿄 15.8℃

베이징 14℃

자카르타 32℃

[마켓파워]이랜드 계열사 간 자금 돌려막기로 적자기업 양산

최서윤 기자 | 기사승인 2019. 06. 28.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적자 8개사 중 완전자본잠식 5곳
자본잠식률은 5년 연속 50% 이상
사측 "강도높게 재무개선중…연내 부채비율 150% 목표"
Print
최근 5년간 연평균 6조원이 넘는 매출을 낸 이랜드그룹은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흑자를 내는 유통·패션사업부문이 5년 이상 자본잠식에 빠진 계열사가 몰려있는 미래사업부문에 지속적으로 돈을 조달하고 있어서다. 채무상환능력은 마이너스 수준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형편도 안 된다는 얘기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이랜드그룹 종속기업 27개(특수목적기업 제외) 가운데 적자기업은 8개로 당기순손실 규모는 219억원이다. 5개사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랜드크루즈·투어몰·와팝·올리브스튜디오·농업회사법인맛누리 등이다. 이 중 4개사의 자본잠식률은 5년 연속 50% 이상이다. 2018년 기준 와팝은 800%를 상회하고 이랜드크루즈와 투어몰은 각각 500%, 400%에 육박한다. 농업회사법인맛누리 자본잠식률은 3211%다. 상장기업의 경우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일 경우 상장폐지된다.

이들 기업의 재무상태는 한 해 두 해 얘기가 아니다. 2017년 적자 계열사 14개 가운데 자본잠식 계열사는 6개로, 2018년과 5개가 겹친다. 이랜드파크는 2015년을 제외하고 최근 4년 연속, 예지실업은 7년 연속 적자다. 이랜드크루즈는 2011년, 와팝은 2012년, 투어몰은 2015년부터 자본잠식 상태다. 결국 와팝은 지난 12일 해산을 결의, 청산절차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적자기업 수명은 다른 계열사가 연장해준다. 이랜드월드가 이랜드파크에 3250억원을 빌려주면 이랜드파크는 예지실업, 이랜드크루즈에 각각 41억원, 36억원을 빌려주는 식이다. 이들 계열사에 돈을 빌려준 이랜드월드는 이랜드제주리조트로부터 45억원, 이랜드파크로부터 100억원을 차입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계열사 간 자금 차입 총 합계는 8886억500만원이다. 국내 계열사를 제외한 금융기관·타 법인 등으로부터 빌린 자금까지 합하면 3조432억원이다. 2017년 총 차입금액 1조4777억원에서 105%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적자기업들은 영업이익으로 빚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적자기업 8개사의 이자보상배율은 농업회사법인맛누리를 제외하고 모두 1배 미만이다. 업계에선 이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되면 퇴출 직전의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예지실업·이랜드파크·와팝이 이에 해당한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계열사에서 빌리는 금액만큼을 외부 금융기관에서 빌리면 더 많은 비용이 드는데 인터널 캐피털 마켓을 통해 그 리스크를 극복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랜드그룹의 경우 시장 논리로는 퇴출됐어야 하는 기업에 추가적으로 자금조달을 해줘도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장회사라도 그룹 최대주주가 각 계열사 지분을 100% 소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과 좋은 계열사에 투자한 다른 주주들의 자원이 남용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내 일부 계열사의 적자·부채비율 고공행진 상황에서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선택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었다. 올해 1월 박 회장은 경영에 손을 떼고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주력 계열사의 대표이사 직급을 부회장과 사장으로 격상해 경영상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사외이사 영입해 투명경영도 강화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과 차세대 경영자 육성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경영권을 내려놓았지만, 박 회장의 지분율은 오히려 늘었다. 박 회장의 사업형 지주회사 이랜드월드 지분율은 올해 1분기 40.67%로, 작년 동기(33.92%)보다 증가했다. 박 회장 부인 곽숙재 씨의 지분율도 같은 기간 6.72%에서 8.06%로 늘었다. 

이랜드월드의 기타 주주가 주식을 팔면서 총 주식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과 부인 곽씨의 주식 수는 변함없다. 결과적으론 그룹 내 박 회장의 장악력이 높아진 셈이다. 이랜드월드의 이랜드리테일 지분은 지난 20일 이랜드리테일의 자기주식 소각으로 기존 28.7%에서 53.7%로 늘었다. 이랜드그룹 지배구조는 박 회장→이랜드월드→계열사로 이어진다. 

다만 구조조정 이후 계열사 간 차입 규모가 감소하면서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계열사 간 차입금은 1183억6600만원으로 전분기 3750억2500만원 대비 68% 줄었다. 그룹 부채비율도 감소했다. 2016년말 315%, 2017년말 198%, 2018년말 171%에서 올해 1분기 168%로 떨어졌다. 

외부 투자 자금도 흘러들어오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를 7월 1일부로 물적분할해 외식전문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영구채와 전환 우선주 등으로 외부 자본 유치를 시작해 6월 현재 1000억원대 투자금을 마련했다. 자본유치 자금으로 금융기관 차입금 전액을 상환, 금융 부채비율을 제로화 시킬 예정이다. 

이랜드파크는 감정평가액 40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호텔과 리조트 전문 사업법인으로 경쟁력을 갖춰 나가면서도 유휴 부동산과 비영업 자산의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 작업도 완성해나갈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내년 창립 40주년을 앞둔 이랜드그룹은 창사 이후 연결 기준 적자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단편적으로 잘라보면 일부 계열사들의 재무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난 3년간 해결 방안을 찾아 강도 높은 재무구조 조정을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150% 이하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