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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정세균 “극일(克日)의 길에 국민 하나돼야…경제 자립·자강 절실”

[특별인터뷰] 정세균 “극일(克日)의 길에 국민 하나돼야…경제 자립·자강 절실”

기사승인 2019. 08. 1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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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일본 수출규제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장 겸
더불어민주당 소재·부품·장비·인력 발전 특별위원장 중책
"아베총리, 국제분업 질서로 돌아와야...김대중·오부치 선언정신 계승"
정세균 전 국회의장 인터뷰10
일본 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가칭) 위원장 겸 더불어민주당 소재·부품·장비·인력 발전 특별위원장 중책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12일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일본 경제보복 극복을 위해선 국민 분열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정재훈 기자hoon79@
“극일(克日)의 길에 우리 국민이 하나가 돼야 한다. 부품·소재 자립 기반 마련과 동시에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정세균 일본 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가칭) 위원장(더불어민주당·6선·서울 종로구)은 1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함께 일본 수출규제 대응책을 논의하는 당·정·청 대책위는 13일 오후 2시 30분 국회에서 공식 출범한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 위원장은 민주당 소재·부품·장비·인력 발전 특별위원장도 함께 맡고 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연 소재·부품·장비·인력 발전 특위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소재·부품 업체들과 간담회를 한다.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에 따른 해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정 위원장은 당·정·청 대책위 활동 방향과 관련해 “현재 직면한 한·일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내다보고 필요한 지시와 조치를 적시에 할 수 있는 관제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한·일 간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일본 수출규제 극복을 위해선 국민 분열이 있어선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또 정 위원장은 “제조업 선진국이 되려면 부품·소재·장비·인력의 자립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 위원장은 “한·일은 맞물려 가며 서로 필요한 관계가 돼야 한다”면서 “일본이 한국을 무시하지 못하게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며 자강(自强)을 거듭 역설했다.

정 위원장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한·일 갈등의 외교적 해결 의지도 내비쳤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가 도쿄에서 정상회담 후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말한다.

정 위원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아베정권은 유한하지만 일본은 계속된다. 한·일 간 대화와 외교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6선 관록에 국회의장, 당 대표·원내대표,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한 정 위원장으로부터 한·일 갈등의 해법과 구상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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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가칭) 위원장 겸 더불어민주당 소재·부품·장비·인력 발전 특별위원장 중책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정재훈 기자 hoon79
-당·정·청 대책위 구성과 출범 시기는?

“당·정·청 대책위는 모두 7명이다. 당에서는 저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최재성 일본 경제침략 대책특별위원장,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참여한다. 정부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청와대에서는 김상조 정책실장이 힘을 모은다. 당·정·청 대책위는 13일 오후 2시 30분 국회에서 공식 출범한다.”

-당·정·청 대책위 향후 활동 방향은?

“비행기가 잘 이·착륙해 목적지로 가려면 관제탑이 제대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당·정·청 대책위가 바로 관제탑이다. 직면한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내려다보고 필요한 지시와 조치를 취하는 역할을 한다. 소재·부품·장비·인력 발전 특위는 현안 중심으로 활동한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즉시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부품·소재 자립을 도모할 예정이다. 소재·부품·장비·인력 발전 특위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소재·부품 업체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오는 19일쯤 2차 회의를 할 예정이다.”

-한·일 관계가 경제갈등까지 빚으면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해법이 있다면?

“아베 총리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 두 나라 지도자들이 합의한 그 정신을 존중하고 계승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한국도 같은 노력을 해야 한다. 한·일은 지리적으로 영원히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서로 협력하고 잘 지내야 한다. 반목하고 갈등하면 서로 손해다. 한·일 간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김대중·오부치 선언이다. 두 나라 정부 간 대화와 외교적 노력이 절실하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일본은 계속된다. 최근까지 한·일 간 국제분업을 잘 해왔다. 하지만 아베정권이 국제분업 질서를 깨려고 한다. 경제 논리를 완전 무시하고 정치 논리만 갖고 협력관계를 망가뜨리는 것은 아주 잘못됐다. 아베 총리는 국제분업 질서의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우리 국민들이 현명하게 대응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은 보통 국민들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의 뒷받침 덕분에 김대중정부가 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극복했다. 국정농단 사태 때도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바로잡고 정권을 교체했다. 어떤 위험과 직면해도 우리 국민이 하나가 되면 극복할 수 있다.”

-이번 한·일 사태를 계기로 반일(反日)이 아닌 극일(克日)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극일의 길에 국민이 하나가 돼야 한다. 여야도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한·일 간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이 우리를 침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를 극복하려면 여야가 따로 없고 국민들이 분열돼선 안 된다. 둘째, 부품·소재의 자립이다. 2006년 산업부장관을 했다. 당시 최우선적으로 강조한 것이 부품·소재 자립이다. 현재 부품쪽은 상당히 경쟁력이 강화됐다. 다만 소재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고 성과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소재쪽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 우리가 제조업 선진국이 되려면 부품·소재·장비·인력의 자립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셋째,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한·일이 맞물리면서 서로 필요한 관계가 돼야 한다. 우리가 가진 강점이 일본의 강점보다 강하면 우리를 무시 못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하면 일본이 앞으로 우리에게 현재같은 행태를 하지 못할 것이다. 자강해야 한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 인터뷰3
일본 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가칭) 위원장 겸 더불어민주당 소재·부품·장비·인력 발전 특별위원장 중책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정재훈 기자hoon79@
-한·일 경제갈등을 우려하는 각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

“여야가 극일하는 데 손을 잡아야 한다. 여권에서도 야당 견인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민 분노를 부추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 스스로 일본에 대해 분노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은 존중해야 한다. 외교적 노력도 열심히 하고 정부뿐만 아니라 정치권도 적극 노력해야 한다. 일본이 지금까지는 잘 호응하고 있지 않지만 일본도 호응할 수밖에 없다. 한·일 모두 손해이기 때문에 빨리 길을 찾아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게 옳다. 다른 한편으론 와신상담 자세로 스스로 강해져 일본이 이런 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 그 결기가 흐트러져선 안 된다.”

-한·일 갈등 장기화 우려가 나온다.

“그렇게 되면 우리 기업들, 국민들 모두가 피로해진다. 소모적일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빨리 정상화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내년 4월 총선 때 현재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서 출마하나?

“현재 일본의 경제보복 국면에서 굉장히 중책을 맡았다. 지금 종로에 나가고 안나가고는 사소한 일이다. 정치인 정세균의 개인 거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일 간 당면 현안을 해결하는 데 미력한 힘이라도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일이 내가 가야할 길이다. 다만 최근 지역구 주민들이 내년 총선 때 꼭 종로로 나와 달라는 요청이 많다. 결국 주민들이 지지하면 나갈 수 있고 지지가 없으면 못 나가는 것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2004년도에 의장을 했었다. 이후에 의원 활동을 하다 다시 의장을 했다.”

-일각에서는 ‘정세균 총리설’도 나오는데?

“개인의 자리나 거취가 지금은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을 지낸 사람이 국무총리로 가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정부 수반으로서 총리의 권한은 많지만 서열은 뒤쪽에 있다. 국회의장을 지낸 사람이 총리로 간다면 입법부 구성원들이 쉽사리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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