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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불안정에 줄줄이 저가…자사주 매입 나서는 경영진들

국내 증시 불안정에 줄줄이 저가…자사주 매입 나서는 경영진들

기사승인 2019. 08.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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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10억대 매입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도 지분 늘려
주가부양 총력에도 효과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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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가 부진을 거듭하자 기업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경영권을 강화하거나 책임 경영, 주가 부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영진의 이같은 행보가 주가 부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지난 12일 오리온 보통주 6400주, 오리온홀딩스 보통주 3만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날 허 부회장이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에서 매입한 주식 규모는 총 10억원이다.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는 실적 부진에 올해 초 11만원대였던 오리온 주가는 지난 한 달 간 8만원대에서 등락을 오갔다.

같은 날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도 보통주 1248주를 3000만원에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은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했다. 원 사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36억원 가량을 들여 약 45만주를 사들였다. 원 사장의 지분율은 기존 3.57%에서 4.07%로 올랐다. 코리안리의 최근 주가는 7800원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들 기업은 국내 증시 불안정과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최근 주가가 줄곧 내림세였던 것이 특징이다. 지난주에는 세 곳 모두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오리온의 경우 중국 내 부진으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의 매출액 증가 속도가 현지 경쟁심화로 예상보다 느리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내려앉은 종목 가운데 하나다. 단거리 여객 수요에 일본 여행 불매운동의 타격이 더해지면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했다. 재보험 회사인 코리안리는 올해 지속되고 있는 원보험업계 불황과 해외 자연재해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기업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저가 매수로 지분을 늘리거나 주가 부양을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이 반드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31일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이 5만주, 여승주 사장이 3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가 부양에 나선 바 있다. 이날 한화생명 종가는 2625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34% 올랐지만 하루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뒤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저점일 때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는 회사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를 준다”며 “다만 이 신호가 실제 실적 개선으로 연결이 돼야 주가 부양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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