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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 하는 중국 중산층, 쓸 돈이 없어

고난의 행군 하는 중국 중산층, 쓸 돈이 없어

기사승인 2019. 09. 1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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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하방 압력과 물가 상승, 위안화 절하로 사면초가 양상
중국의 중산층이 쓸 돈이 없어 신음하고 있다. 사정은 많이 다르나 북한이 지난 세기 말에 겪었던 고난의 행군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좋을 모양새가 아닌가 싶다. 심지어 이 상태로 가다가는 장기적으로도 어려움에 직면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듯하다.

시장
베이징의 한 전통시장의 모습. 중산층이 힘들어지고 있는 사실을 반영하듯 많이 한산해 보인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중국 경제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4일 전언에 따르면 그럴 수밖에 없을 것도 같다. 무엇보다 현재 경제 상태가 좋지 않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3% 전후에 불과하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라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지 않나 싶다. 더구나 경제 하방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물가 상승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돼지고기 값만 봐도 명약관화해진다. 연초 대비 50% 이상 올랐다고 보면 된다. 두 배로 뛰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모두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여파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주부 추이산산(崔珊珊) 씨는 “가족들이 돼지고기가 없으면 밥을 못 먹는다. 그러나 마음대로 먹기 힘들 만큼 가격이 올랐다. 정말 죽을 지경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게다가 다른 물가도 장난이 아니다. 100 위안(元·1만7000 원)을 들고 나가면 살 게 없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빚을 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라면서 가계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위안화의 절하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수입품의 가격이 평균 10% 이상 비싸진 상태라면 중산층의 입장에서는 타격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이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전망도 썩 밝다고만 하기는 어렵다. 10월 초 미 워싱턴에서 13차 미중 무역협상이 열리기는 하나 희망적인 상황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디플레이션 위협은 없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현 상태만 해도 중산층으로서는 상당히 고통스럽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당국에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마땅한 타개책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역시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먼저 종식돼야 모든 것들이 순차적으로 술술 다 풀리지 않을까 보인다. 중국 당국이 최근 들어 미국 측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중산층이 흔들리면 중국으로서는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 봉착하게 된다. 정권이 흔들리거나 하지 않겠으나 당정에 대한 지지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는 10월 1일 맞이하는 건국 70주년 기념식을 사상 최대로 성대하게 개최하려는 중국 당정 지도부의 행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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