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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發 오일쇼크 올까… 정부·산업계 “장기화 주시”

사우디發 오일쇼크 올까… 정부·산업계 “장기화 주시”

기사승인 2019. 09. 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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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민간 비축유 2억 배럴 보유
정유업계 "정제마진 상승 기대"
화학·항공업계, 원가 부담 커져
에쓰오일
울산에 위치한 에쓰오일의 RUC·ODC 시설./제공=에쓰오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시설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아 원유 생산 차질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와 산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유 공급 감소로 가격이 오르면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상승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반면, 화학업계와 항공업계는 원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사우디 석유 시설 피해가 국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석유수급 및 유가동향 점검 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회의는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와 석유공사·석유화학협회 등이 참여해 민관 합동으로 진행됐다.

박현규 한국석유공사 석유비축처 처장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와 민간이 비축유 약 2억 배럴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수요를 따졌을 때 향후 170일간은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한국석유공사 등 정부가 9600만 배럴, 민간 기업이 9800만 배럴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다. 만약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추가적으로 심각한 공급차질이 발생해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에도 비축 물량을 방출해 가격 안정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제 원유시장에서 브렌트유는 12%,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가량 급등하며 출발했다. 이에 따라 원유 가격의 향방에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유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정유업계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제마진이 올라 이익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가격이 오르면 단기적으로 정제마진이 높아지지만, 장기적으로 고유가가 지속되면 소비심리를 위축할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 “향후 원유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제마진의 향방을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것으로 정유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표다. 정제마진이 올라가면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내리면 그 반대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피해가 발생한 사우디 석유시설이 회복되는 속도와 관련이슈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격화로 이어지는지 여부에 따라 움직임이 결정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원유 대부분을 최대주주인 아람코와 장기 계약해 구매하고 있는 에쓰오일은 이번 사태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됐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물량이 예정대로 선적되고 있고, 단기적으로 공급에는 차질이 없다”면서 “장기적으론 아람코의 시설 복구 일정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유가가 상승하면 원가 부담이 커지는 화학업계와 항공업계 등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원료인 납사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관련 업계의 원가 부담도 커지게 된다. 영업 비용 중 유류비가 20~30%에 달하는 항공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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