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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아세안을 잡아라…협력·상생으로 신남방 나아가야”

“성장하는 아세안을 잡아라…협력·상생으로 신남방 나아가야”

기사승인 2019. 10. 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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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 본부장이 전하는 아세안의 가치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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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동남아대양주지역 본부장은 10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아세안의 상호협력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아세안으로 진출하고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코트라가 ‘경제 내비게이션’의 역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2018년 8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를 베트남 하노이로 이전·개소했다. 2017년 동남아대양주지역 본부장으로 취임한 김기준 코트라 대양주지역본부장의 바쁜 궤적은 아세안과 베트남의 역동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지난 10일 하노이에서 김본부장을 만나 아세안의 가치와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임한 이후 상당히 바빴겠다.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 이전도 있었고 북미정상회담도 있었다. 올해는 다낭 무역관도 개소했던데?
“많은 일들이 있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제1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을 지켜봤다. 미·중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던 그해 8월, 16년만에 싱가포르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를 이전했다. 이전 후에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더라. 올해 1월에는 베트남 중부 최대 도시인 다낭에 코트라 무역관을 신설했다. 그만큼 아세안과 베트남이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수출 상황이 어렵다. 최근 우리 정부가 수출시장구조 혁신 방안을 마련해 대 아세안 수출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아세안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오늘날 한국과 아세안은 긴밀한 생산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 주력 수출품인 전기·전자제품과 관련 장비 등이 아세안 각국의 제조업과 가공무역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확대되고 있는만큼, 우리와 아세안 모두에게 상호 협력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아세안은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주력 수출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미국·중국을 비롯한 G20 국가는 비교적 친근한데 아직까지 아세안은 조금 낯설다는 의견도 많다. 아세안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아세안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 10개국이 참여중이다. 6억4700만 명의 풍부한 인구를 바탕으로 도시화와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하나의 거대 소비시장으로 성장했다.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TPP11(2019.1.1 발효) 등 메가 FTA 참여를 바탕으로 역내 경제 통합과 대외 경제 개방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어 제조업 생산 네트워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철강제품·석유화학제품·자동차부품 등의 아세안 수출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아세안에 대한 수출 현황은 어떤가?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아세안의 제조업 생산도 감소하며 우리 수출도 소폭 감소했다(8월 기준 -2.3%). 현재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수출 구조는 중간재와 자본재의 비중이 93%에 달한다. 아세안 시장에 대한 수출 역시 글로벌 제조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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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 본부장은 대(對) 아세안 수출 확대 방안으로 △소비재 수출 비중의 확대 △아세안 국가별 시장여건과 소비 트렌드 분석 △국가별 핵심산업과 신성장산업 발전에 주목 △콘텐츠 수출 등을 꼽았다./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그렇다면 아세안에 대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으론 무엇이 있겠나?
“소비재 수출 비중을 보다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류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현지 소비문화를 분석해 시장을 공략해 나가야 한다. 아세안 국가별 시장여건과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이에 맞춘 진출전략을 수립한다면 우리 소비재 수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현재 코트라는 각국 무역관을 통해 시장 상황과 소비 트렌드에 대한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별 시장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다. 또 국가별 핵심산업과 신성장산업의 발전에 주목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산업인프라 투자가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아세안에선 우리 기업의 비지니스 기회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건설·전력·조선해양 등은 물론 4차 산업혁명이 추진됨에 따라 ICT(정보통신기술)·스마트시티·의약 분야도 우리 기업들이 진출을 노려볼만하다.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영화·만화·게임) 수출에도 노력해야한다. 한류는 이제 아세안에서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았다. 콘텐츠 자체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은 물론, 다양한 한국제품들에 대한 소비 유발효과 또한 무척 크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아세안으로 이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아세안이 가지는 메리트는 무엇인가?
“비지니스 인프라와 역내외 경제협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투자 매력도가 가장 높은 경제권역으로 부상했다. 중국에 비해 투자 관련 절차와 외환거래가 비교적 자유롭고 임금을 비롯한 생산비용이 저렴한 것이 가장 큰 메리트다. 여기에 더해 정부도 경제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아세안이 펼치고 있는 정책의 특성은 무엇인가. 특히 주목할만한 국가가 있을까?
“크게 ①산업인프라 투자, ②부품소재산업 육성, ③국영기업 개혁, ④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지원, ⑤투자법 개정 등 다양한 산업 경쟁력 강화정책 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아세안이 중국을 대체할 포스트 차이나 생산기지로 꼽히는 이유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이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고 가능성도 높다.”

-베트남의 경쟁력으로 무엇을 꼽을 수 있겠나?
“1억에 달하는 풍부한 인구, 사회·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산업 인프라·물가 수준·투자 인센티브의 삼박자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생산거점의 측면에서 단연 경쟁력이 있는 국가다. 또 한국-베트남 FTA, TPP11, 유럽-베트남 FTA 등 대외 경제 개방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작년 8월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를 베트남 하노이로 이전한 이유도 베트남의 경쟁력 때문인가?
“베트남의 중요성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2017년 말부터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 국가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우리의 대 아세안 전체 교역액 중 45%를 차지하고 있다. 약 8000개의 우리 기업들도 진출해 있어 양국 간의 긴밀한 제조·생산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경제 공동체가 됐다. 더 많은 우리 기업들을 현장에서 지원하기 위해서, 그리고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핵심국가인 베트남으로 온 것이다.”

-현지의 우리 기업은 물론 베트남·아세안 기업과 정부 행사때마다 만나는 것 같다. 현장에서 보는 한국기업에 대한 아세안·베트남 사람들의 이미지는 어떤가? 우리가 어떤 부분을 공략해야 할까?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이 한국에서 가장 배우고 싶어하는 것은 바로 ‘도전정신’이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최근 빈패스트로 대표되는 자동차 산업을 시작했는데 한국과 현대를 상당히 많이 언급한다. 자동차 산업이 쉬운 산업은 아니다.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이걸 시작했다는 것은 글로벌 경제로 발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으로부터 도전정신을 배우고, 그걸 바탕으로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와 성장 경험을 나누며 협력·상생하는 윈-윈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이들 국가에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것을 지원하고, 아세안이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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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가 위치한 하노이 무역관에는 ‘빈그룹-한국기업 전담지원 데스크’, ‘열린 무역관’ 등이 마련되어 있다. 하노이 무역관에서 우리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설명중인 김 본부장의 모습./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김 본부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찾은 하노이 무역관에는 ‘빈그룹-한국기업 전담지원 데스크’와 ‘열린 무역관’이 마련되어 있었다. 김 본부장은 “베트남 부임 이후 우리 기업들로부터 가장 많은 문의와 요청을 받은 것이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Vin)그룹과의 비지니스였다”고 꼽았다. 하노이무역관은 올 1월 빈그룹의 소매유통 분야 계열사인 빈커머스(VinCommerce)와 협력 MOU를 체결해 식품·화장품·생활용품 등 소비재 분야 한국 기업의 VinCommerce 매장 납품을 상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무역관 내에 마련된 ‘빈그룹-한국기업 전담지원 데스크’는 빈그룹과 비지니스를 원하는 우리 기업들을 밀착 지원해 빈그룹 산하의 계열사와 연결하고 있다.

하노이무역관은 기업뿐만 아니라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 기업 출장자들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근무시간 중 업무공간, 회의공간, 기초상담을 무료로 제공하는 하노이 열린 무역관 서비스가 그 중 하나다.

김 본부장은 “올 하반기 대사관 및 유관기관·경제단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팀코리아 협의회를 구축했다. 경제협력 의제를 적극 발굴하고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아세안으로 진출하고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코트라가 ‘경제 내비게이션’의 역할에 힘쓸 것”이라 강조했다. 코트라는 내년 초 하노이에 ‘KOTRA 신남방 비지니스 협력센터’를 개설해 우리 기업들을 지원하는 원스톱 창구로서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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