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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의 난제, ‘현대캐피탈’ 인도 금융법인 설립 언제쯤?

정태영의 난제, ‘현대캐피탈’ 인도 금융법인 설립 언제쯤?

기사승인 2019. 10.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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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현지 시장 영향력 업고
연계상품 판매 시너지 기대했지만
자금조달·인프라 미비·규제 '변수'
2017년 완료 계획 차질…답보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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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이 인도 시장에 진출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직접적인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금융법인 설립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도에서 현대자동차의 시장점유율(MS)이 20%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도는 현대캐피탈에 군침 도는 시장이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은 2017년 인도 금융법인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인도 시장의 복잡성과 사금융 등 시장상황 악화로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태영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3주 전 인도 뉴델리에서 미팅을 가졌다”며 “인도 진출은 비즈니스 하는 사람에게는 언젠가 풀어야 할 난제”라고 밝혔다. 인도 금융시장 진출과 관련한 정 부회장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인도 시장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2011년에도 “가까운 장래에 현대캐피탈은 미국·유럽·중국·남미·인도에서 금융을 팔게 될 것”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브라질에 현지 금융법인인 ‘방코 현대캐피탈 브라질’을 공식 출범하게 되면서 정 부회장이 언급한 5개 지역 중 인도만이 유일한 ‘미개척지’로 남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자동차시장 점유율이 19.5%(8월 기준)로, 현지 자동차 기업 중 2위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차의 위상을 업는다면 인도 자동차금융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고, 나아가 현대·기아차의 판매도 촉진하는 효과도 얻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 부회장이 인도 시장 진출을 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드·폴크스바겐·BMW·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인도 시장에서 캐피탈사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인도 진출이 난항을 겪는 데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인프라 미비, 당국의 규제 등이 꼽힌다. 우선 캐피털사는 여신전문회사로 수신기능이 없어 영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금융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해야 하는데, 인도 시장은 수신 외의 자금조달이 어렵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명 ‘그림자 금융’으로 불리는 사금융 부실사태가 심화하면서 많은 비은행 금융회사(NBFC)들이 파산했고, 파산하지 않은 기업들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비은행 금융사들은 자금조달을 대부분 금융채와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림자 금융 사태로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올랐다.

또한 인도는 광활한 국토 탓에 주마다 다른 파트너사를 이용해야 하는 등의 시장의 복잡성 문제도 캐피탈 사업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인도 금융법인 설립이 지연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 “브라질의 경우에도 금융법인까지 가는 데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금리와 현대·기아차 상황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고, 당국의 규제 이슈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수익성 등 여러 측면에서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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