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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어린이집 성추행 의혹’…갈 길 먼 유아기 성교육

‘성남 어린이집 성추행 의혹’…갈 길 먼 유아기 성교육

기사승인 2019. 12. 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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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어린이집 성추행
경기도 성남의 한 어린이집에서 5세 남자 어린이가 또래 여자 어린이를 반복적으로 성추행한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며 충격을 주는 가운데 오후 피해 어린이 부모가 올린 ‘아동간 성폭력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달라’는 제목의 글에 19만7000여명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출처=국민청원 게시글 캡쳐
경기도 성남의 한 어린이집에서 5세 남자 어린이가 또래 여자 어린이를 반복적으로 성추행한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 어린이의 부모들은 가해 어린이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하다며 제도를 정비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고, 이 같은 주장은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부모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다. 또 실태조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려 성장이 빨라진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일 오후 피해 어린이 부모가 올린 ‘아동간 성폭력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달라’는 제목의 글에는 19만7000여명,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제발 제발 읽어주세요’라는 글에는 11만9000여명 등 31만명 이상이 ‘동의합니다’라는 댓글을 남기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른바 ‘성남 어린이집 사건’으로 알려진 해당 사건의 피해 어린이 부모는 해당 글에서 “남자 어린이가 유치원과 아파트 주차장 등에서 친구들이 보는 가운데 자녀의 옷을 벗긴 채 성기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며 자신의 딸이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딸이 “하지마” “싫어”라며 잠꼬대를 하는 등 악몽에 시달리고 있고, 병원에서 신체 주요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유아교육·보육행정회 회장을 지낸 권건일 수원여대 유아교육학 박사는 “아이가 인간과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빚어진 일”이라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도 여성이나 상대방을 도구로 생각해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박사는 이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내 자식, 내 것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부모는 자녀의 첫번째 교사’라는 말처럼 이번 사건의 책임은 전적으로 부모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곽진주 한국폭력예방교육전문강사협회 상임대표도 “남자 어린이 부모의 반응을 볼 때 부모의 성인지감수성이 낮은 것 같다”며 “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줘야 할 부모가 외려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치원, 학교 등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으로 아이에게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국가와 전문가, 실무진이 나서 △실태조사 △보육 체계 재정비 △관련 법 제정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학부모의 의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이사장은 “초중고교와 달리 유치원의 경우 보건 교육 시행 및 교사 배치 등의 의무가 없어 올바른 성교육이 어렵고, 어린이집은 더욱 그러하다”며 “실태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유아기 성교육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진단해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권 박사는 “전문가들이 기존 이론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빨라진 발달 체계를 반영해 새 교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학부모들의 의식 개선을 이끌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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