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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2·16 부동산 충격요법 효과, 얼마나 갈까

[사설] 12·16 부동산 충격요법 효과, 얼마나 갈까

기사승인 2019. 12. 1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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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6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가히 기습적이고 충격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신 있다”며 “가격을 잡지 못하면 더욱 강력한 여러 방안을 강구해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의지가 이번 12·16대책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 부동산대책은 대출과 세제·분양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규제를 더욱 강화해 수요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서울의 15억원 이상 초고가주택에 대해서는 구입시 은행대출을 전면 금지한 것이 한 예다. 또 세제 면에서도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은 종합부동산세율을 0.2~0.8%포인트나 인상했다. 분양받을 때도 분양가 상한제 시행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서는 한번 당첨되면 10년~7년 동안 재당첨을 금지한 것이 그것이다.

말하자면 현금부자 아니면 서울의 인기지역에서 집 살 생각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서울의 인기지역에서 살만한 능력이 없으면 집을 팔고 서울을 떠나라는 메시지다. 이를 위해 2가구이상 다주택자에 대해 앞으로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양도세 경감혜택을 주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의 인기지역에 살고 있는 다주택자들과 은퇴자들도 집을 팔고 서울을 떠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거주의 자유를 빼앗는 일 아닌가. 또 인간은 보다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이러한 욕구를 채워주지는 못할망정 그 꿈을 버리라고 ‘규제’로 강요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17차례의 부동산대책에도 투기성 수요가 멈추지 않고 서울의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는 이유를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등 시장원리를 벗어난 정부의 규제와 돈을 풀어 저금리를 유지해서 주택 수요는 늘린 반면 시민이 원하는 곳에 공급을 늘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그런데 정부는 또 초강수 규제를 들고 나왔다. 현금부자들만 서울 인기지역에 남고 서민들은 떠나야 하는 신(新)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재현되지 않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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