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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살인’…심각해지는 베트남 대기오염에 환자 속출

‘조용한 살인’…심각해지는 베트남 대기오염에 환자 속출

기사승인 2019. 12. 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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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세계 180개 국가 중 대기질 159위
하노이·호찌민시 비롯, 베트남 대기오염 갈수록 심각해져
'나쁨' 수준인 AQI(대기 질 지수) 200 돌파는 예삿일…하노이는 '위험' 수준 300 돌파하기도
1217대기오염
지난 14일 AQI(대기 질 지수) 수치가 ‘위험’ 수준인 300을 넘었을 당시 하노이 시내의 모습. 이날 하노이의 AQI 지수는 330을 돌파하기도 했다. 짧은 가시거리와 대기오염으로 기침 등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급증했고 당국은 외출 및 야외 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하노이·호찌민시를 비롯한 베트남 주요 도시들의 대기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하노이의 경우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기 오염 정도에 대한 척도인 AQI(대기 질 지수) 수치가 ‘나쁨’ 수준인 200대를 넘어 ‘위험’ 수준인 300을 넘는 경우도 빈번해지고 있다. 시민들이 일상 생활의 불편함을 겪는 것은 물론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17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의 대기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하노이 바익마이 병원을 비롯해 도처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에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PM)가 있는지로 대기오염을 측정한다. PM은 PM10과 PM2.5 등 2가지로 나뉘는데, 베트남에서는 WHO의 기준치를 초과하는 대기오염이 매년 약 300일 간 발생하고 있다. 매년 6만명이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인한 심장마비·뇌졸중·폐암 등으로 사망하고 있다. 베트남 보건부의 통계연감 역시 각 병원에서 가장 많이 보고된 질병 및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10가지 질병으로 모두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을 꼽았다.

올해 들어 하노이의 대기오염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7일 하노이시 환경 당국은 AQI가 ‘매우 나쁨’ 수준인 200을 넘는 대기 오염이 4일 연속 유지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11일에는 ‘위험’ 수준인 300을 넘어서 당국이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학교들은 대기오염으로 인해 학생들의 모든 야외 활동을 중단하고 실내 활동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에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첫 10개월간 바익마이 병원 호흡기 치료센터에서만 3만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았다. 이는 하루에 약 100명의 환자들이 병원을 찾은 셈이다. 현재까지도 병실은 환자들로 붐비고 있는 상황이다.

부 반 잡 베트남 호흡기학회 사무총장은 “대기오염은 조용한 살인자”라며 “즉각적으로 뚜렷한 피해가 나타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서서히 질환을 야기한다”고 경고했다. 잡 사무총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2018년 세계은행(WB)의 환경성과 지수(EPI)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기질은 전세계 180개 국가 중 159위를 기록했다. 하노이시 당국은 대기 오염의 주된 원인으로 자동차·오토바이의 배기 가스, 건설 현장 및 공장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연기 등 12가지 원인을 꼽았다.

호앙 즈엉 뚱 베트남 클린 에어 네트워크 회장은 “대기오염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주요 배출원을 파악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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