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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정글 속 ‘다라 사코’ 공항에 신경 곤두 세우는 미국·중국

캄보디아 정글 속 ‘다라 사코’ 공항에 신경 곤두 세우는 미국·중국

기사승인 2019. 12. 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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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 건설중인 다라 사코 공항
美, 中 견제하며 "군사적 목적에 유용한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우려 표명
캄보디아, "백인들, 우리 경제 발전 막고 싶어할 것"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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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캄보디아 프레아 시아누크빌 지방의 림 해군기지가 중국의 군사 전초기지로 제공됐다는 ‘밀약 체결’설이 나돌자 캄보디아 정부가 공개한 림 해군 기지의 모습. 캄보디아 정부는 “림 해군기지나 캄보디아의 다른 기지들은 헌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외국 군사기지로 사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 완공될 예정인 다라 사코 국제공항과 심해 항만이 중국군의 군사기지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일고 있다./사진=신화·연합
캄보디아 정글에서 중국 기업이 건설하고 있는 다라 사코 국제 공항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상업적 용도의 민간시설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미국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평화를 파괴하는 행위”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공항은 캄보디아 서남부 코콩주(州) 해안에서 2008년부터 중국 국유 건설업체인 연합개발그룹(UDG)가 2020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3.2㎞의 활주로를 갖췄으며 완공되면 캄보디아에서 가장 긴 대형 활주로를 갖춘 공항이 된다. 연간 1000만 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공항의 2배다.

문제는 연간 해외 방문객이 15만명 남짓한 코콩주에 지나치게 ‘과한’ 시설이란 점이다. 이 공항의 시설은 민간의 대형 여객기는 물론 중국의 장거리 폭격기, 군 수송기까지 이·착륙하기 충분하다.

뉴욕타임즈는 22일 보도를 통해 이같은 점을 지적하며 중국의 캄보디아 군사기지화와, 중국의 지원을 통해 장기집권의 연장을 꾀하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를 비판했다. 데이브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은 언론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다라 사코에 있는 활주로와 항만 시설이 상업적 활동을 위한 인프라가 아니라 군사적인 목적에 유용한 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 군대를 초청하기 위한 캄보디아 정부의 어떤 조치든, 동남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방해할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나 훈센 총리와 캄보디아 정부는 중국군과의 연관성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캄보디아에 중국군은 없을 것이다”라며 “백인들은 우리의 경제 발전을 막음으로써 캄보디아를 저지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훈센 총리도 “중국 군대의 파병과 주둔을 허락하고 있지 않다”며 “이곳을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일 친중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훈센 총리의 이같은 행보에 미국은 긴장하고 있다. 중국군이 캄보디아에 주둔하거나 관련 시설을 이용하게 될 경우, 동남아시아에서 미군의 모든 군사활동은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이뤄질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경제적 지원을 앞세워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올해 발간된 미국의 한 정보보고서는 훈센 총리가 34년간 집권하며 권력을 강화함에 따라 독재를 향한 캄보디아의 정치적 움직임이 중국군 주둔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다라 사코 국제공항과 심해 항만이 완공될 경우, 캄보디아를 사이에 둔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이 캄보디아의 정치·인권 문제를 이유로 관세혜택 철폐 등의 제재를 가하거나, 2020년 아세안 의장국을 수임하며 중국의 대(對) 동남아 군사력 확대를 강력히 견제하는 베트남이 가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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