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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한 베트남 관광산업…안전은 여행객의 몫?

급성장한 베트남 관광산업…안전은 여행객의 몫?

기사승인 2019. 12. 3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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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1800만명 베트남 찾아…한국, 중국 이어 제 2위 방문국 등극
안전·인프라·서비스 마인드 부족해…"죽어야만 보험처리 가능", "사고나도 폴리스리포트 받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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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18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베트남을 찾는 등 베트남의 관광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인프라 등이 이를 따라가고 있지 못해 관광객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하노이 대성당의 모습./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올 한 해 베트남의 관광산업이 연간목표를 초과달성하며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방문 제 2위국으로 등극했으나 급성장한 관광에 비해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인 바, 여행객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30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관광청과 통계총국은 베트남이 관광산업에서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800만명을, 국내 관광객은 6% 증가한 85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광산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16% 증가해 약 720조동(36조7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계했다.

그러나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관광산업에 비해 여행 안전·인프라와 서비스 정신이 이를 따라가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사고 발생시 대부분의 여행사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폴리스 리포트(현지 경찰 확인서) 발급조차 까다로워 여행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달 중순 하롱베이에서는 한국인 관광객이 탑승한 카약이 중국 관광객들이 탑승한 보트에 부딪혀 전복되며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여행사 파라다이스 크루즈는 사고확인서를 요구하는 승객에게 ‘회사측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영문으로 된 면피성 각서를 먼저 내밀었다. 승객이 요구한 상대측 보트에 대한 파악과 경찰 신고 등의 조치는 이어지지 않았으며, “사망한 것이 아니므로 보험처리 등 다른 조치를 해줄 수 없다. 보험처리를 원한다면 사망했어야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해당 회사는 현재까지 상대보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을 피하고 있다.

최근 남부 무이네 지방을 여행하던 주부 김모씨(41)의 가족도 곤경에 처했다. 새벽에 아이가 고열에 시달렸으나 응급실과 병원 시설을 찾기 어려웠다. 영사관의 도움으로 수소문 끝에 자동차로 40분을 이동해 우여곡절 끝에 인근 도시의 종합병원의 응급실로 갔으나 영어로도 의사소통이 힘들어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그 외 액티비티를 즐기다 부상을 당해도 업체에선 ‘나몰라라’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방학을 맞이해 달랏을 찾아 액티비티를 즐긴 대학생 이모씨(24) 일행은 “캐녀닝 중 로프에 작은 문제가 생기며 발을 삐었다. 업체 측에선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며 여행자 보험으로 알아서 처리하란 식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씨 일행을 비롯해 폴리스 리포트를 위해 현지 경찰서를 방문한 여행객들은 “영어도 잘 안 통할 뿐더러 외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폴리스 리포트 작성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고 경찰들의 고압적 태도로 발급을 못 받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에선 상식 선에서 해결될 일들도 외국인 베트남에선 힘든 경우가 많다”며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 영사가 발로 뛰고, 베트남 당국과도 협력하고 있으나 당장은 여행객이 주의할 수 밖에 없다. 가급적 안전하고 검증된 여행사를 이용하고 위험한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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