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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직 장관 연루 부패스캔들, 솜방망이 처벌 논란

베트남 전직 장관 연루 부패스캔들, 솜방망이 처벌 논란

기사승인 2019. 12. 3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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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장관 2명과 베트남 빈그룹 회장의 친동생이 연루된 ‘모비폰-AVG’ 스캔들의 판결을 두고 베트남이 다시금 시끄럽다. 30일 정기 간부회의에서 “부정부패를 저지른 고위 공직자를 강력 처벌해 비리 범죄를 줄여야 한다”며 부패청산을 강조하고 있는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 겸 공산당 서기장의 모습./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최근 부패 청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베트남이 대형 부패스캔들 판결을 두고 다시금 시끄럽다. 전직 장관 2명이 연루된 ‘모비폰-AVG’ 사건의 판결이 당초 예상인 사형과 달리 종신형과 14년형에 그쳤기 때문이다. 사건의 핵심인물이자 판결 전부터 봐주기 논란이 일었던 베트남 최대기업인 빈그룹 회장의 친동생 팜 녓 부 AVG 사장의 경우 징역 3년에 그쳤다.

31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인민재판소는 지난 28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응우옌 박 손, 쯔엉 민 뚜언 전(前) 정보통신부 장관 2명에게 각각 종신형과 14년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정보통신부 산하 통신사인 모비폰이 민간 유료 TV서비스 업체인 AVG를 인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고 AVG가 재정적으로 부실한 회사임에도 불구,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지분 95% 매입을 지시한 혐의다. 실제 2조동(998억원) 남짓했던 AVG의 지분은 약 5배 가까이 부풀려져 매입됐고 이로 인해 모비폰과 국고에 약 6조6000억동(3293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했다.

베트남 빈그룹 팜 녓 브엉 회장의 친동생인 팜 녓 부 AVG 사장은 이 과정에서 손 장관에게 300만달러(34억7000만원), 당시 차관으로 재직 중이던 뚜언 장관에게 20만달러(2억3140만원)을 건넸다. 뚜언 장관은 AVG 지분 매입 이후 장관으로 승진했으나 스캔들이 불거지며 지난해 7월 낙마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에서 당시 지분매입을 주도한 손 장관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며 “손 장관의 가족들이 300만달러를 국가에 반환한 점을 감안해 검찰이 구형한 사형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뚜언 장관 역시 뇌물을 변제하며 징역 14년형을 선고 받았으며, 레 남 짜 모비폰 전(前) 회장, 까오 주이 하이 모비폰 이사회 전(前) 의장은 각각 23년, 14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팜 녓 부 사장은 금고형 3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부 사장이 손실원금과 이자 및 기타 금액을 포함해 총 8조8000억동(4391억원)을 모비폰에 상환한 점을 참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 보기에 다소 무거운 판결일 수 있으나 이를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베트남은 형법상 10억동(499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사형에 처해지고, 실제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바 엄격한 부패청산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란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장관의 종신형에 그치고, 사건의 핵심 인물인 부 사장이 3년형만 선고받자 일각에선 ‘예상했던 결과’라는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 당이 줄곧 경고해온 ‘엄벌’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판인 셈이다.

그러나 응우옌 푸 쫑 국가주석 겸 공산당 서기장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부패 청산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쫑 서기장은 30일 정기 간부회의에서 “부정부패를 저지른 고위 공직자를 강력히 처벌하고 본보기로 삼아 비리 범죄를 줄여야 한다”며 부패척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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