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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정치인들, 새해인사로 “평화에 감사” 건넨 까닭은?

캄보디아 정치인들, 새해인사로 “평화에 감사” 건넨 까닭은?

기사승인 2020. 01. 0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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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평화
1월 1일, 캄보디아 훈센 총리를 비롯해 정부 주요 관계자들과 캄보디아인민당(CPP) 당원들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서 ‘고마워요 평화’ 캠페인을 전개했다./사진=체아 소파라 캄보디아 부총리 페이스북 캡쳐
훈센 캄보디아 총리를 비롯, 캄보디아 정부와 캄보디아 인민당(CPP) 주요 인사들이 2020년 새해를 맞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고마워요 평화’란 새해 인사를 보냈다. 삼랭시로 대표되는 야당세력의 도전과 유럽연합(EU)의 EBA 무관세 혜택 철회 가능성에 직면한 훈센 총리가 “민주주의·인권·발전에 대한 논의보다 평화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금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훈센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20년 새해 인사를 건네며 “(새해를 맞이하는) 큰 축제와 기쁨은 우리나라의 평화 덕분이다”라며 “감사합니다 평화”라고 말했다. 훈센 총리의 발언은 곧 캠페인처럼 번져나갔다. 체아 소파라 캄보디아 부총리를 비롯해 정부와 군대의 주요 인사들, CPP 당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마워요 평화’와 관련된 메세지를 전했다.

훈센 총리는 특히 신년에 국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2019년 왕국(캄보디아)이 몇 가지 어려움에 부딪혔지만 잘 확립된 평화와 정치적 안정 덕분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며 “국민들이 공동의 우선 순위를 우리의 국익에 두고, 사회의 단결·연대·화합을 깨려는 파괴적인 모든 시도를 물리쳤다”고 평가했다.

훈센 정부와 CPP의 ‘고마워요 평화’ 캠페인은 곧 ‘그렇다면 누가 평화를 위협하는가’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자연스레 삼랭시와 켐소카 전(前)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를 비롯한 야당세력들이 꼽힌다. EU가 이들 야당세력에 대한 정치적 탄압·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무기를 제외한 모든 품목에 대한 무관세·무쿼터 혜택인 EBA(Everything but Arms)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훈센 총리는 이를 캄보디아 정치와 경제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훈센 총리는 그간 자신에게 도전하는 야당세력을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해왔다. 그는 야당인 CNRP를 ‘미국과 획책해 정부 전복을 시도하는 세력’으로 규정했으며, 정권을 교체하려는 여당의 시도에 “지난 30여년간 훈센 정부가 구축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체제를 무너뜨리고, 크메르 민족의 분열을 획책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훈센 총리는 “민주주의·인권·발전보다도 (정치 안정을 통한) 평화가 먼저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U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정치 이슈에 대해 ‘평화’를 내세워 맞서고 있는 훈센 총리의 태도가 완고한 탓에 EBA 철회 여부는 더욱 불투명하다. EU와 미국 등이 캄보디아에 경제적 제재를 가할 경우 중국이 손을 내밀 수도 있어 쉽사리 캄보디아를 벼랑 끝으로 몰기도 힘든 상황이다. 대(對) EU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섬유·봉제업계 노동자들의 생사가 걸린 바 더욱 어려워졌다. 프놈펜포스트의 1일 보도에 따르면 그간 EU의 EBA 혜택 철회를 요구하던 삼랭시 전 CNRP 대표도 입장을 바꿔 캄보디아가 EBA 혜택을 유지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캄보디아에 제공중인 EBA 혜택 철회 관련 EU의 최종 결정은 2월에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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