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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토지문제로 경찰·시민 충돌…유혈사태 둘러싸고 뒤숭숭

베트남, 토지문제로 경찰·시민 충돌…유혈사태 둘러싸고 뒤숭숭

기사승인 2020. 01. 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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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건설 둘러싼 토지문제로 경찰-주민 충돌, 경찰 사망한 최초의 사건돼
당국 "시위대가 먼저 공격", 주민들 "반대투쟁 지도자 집에 공안 들이닥쳤다" 대치…정부, "유언비어 믿지 말라" 경고
동떰
지난 9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 외곽 동떰 마을에서 공항 건설을 둘러싼 토지 문제로 대치 중이던 경찰과 주민들이 충돌해 사상자가 발생했다./사진=VTV 뉴스 캡쳐
베트남에서 토지 문제를 둘러싸고 경찰 당국과 시민이 충돌해 양측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정부가 정보를 독점·통제하던 이전과는 달리 소셜네트워크(SNS) 등을 통해 현장 상황이 빠르게 퍼지며,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2일 당국의 발표와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9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토지분쟁으로 당국과 갈등을 빚고 있던 하노이시 외곽 미득현 동떰 마을에서 공안(경찰) 3명이 시위대의 공격에 의해 사망했다. 당국의 초기 발표에 따르면 경찰관 3명이 사망했으며 시위대 측에선 1명이 사망, 1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떰마을은 베트남 국방부가 군부 기업인 비엣텔과 함께 미에우 몬 공항을 건설하고 있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은 토지보상 문제와 관련해 “뼈와 피를 내주더라도 땅은 지켜야한다”며 당국과 대치했다. 2017년에는 당국이 토지 문제와 관련해 공공질서에 혼란을 야기했다는 혐의로 주민 4명을 체포하자, 마을 주민들이 공안과 현지 공무원 38명을 인질로 잡기도 했다.

계속되는 마찰에 당국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공항 건설현장을 보호하기 위해 인근에 담장을 쌓고 있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9일 새벽, 수류탄·화염병과 흉기를 든 시위대가 현장에서 당국자들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베트남에선 당국과 시민간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크게 드러난 적도 없을 뿐더러, 경찰이 사망한 경우는 없었다. 동떰마을은 경찰이 시위대에 의해 사망하는 최초의 사건현장이 됐다.

동떰 마을 주민들과 일부 운동가들은 “공안이 먼저 마을로 진입했으며, 당국에 맞서 주민들을 이끌던 레 딘 낀(84)의 집으로 향했다”며 “집에서 매운 가스 냄새가 났으며 주민들이 뒤늦게 반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 외신에 공안이 마을로 진입한 후 낀씨와 그의 둘째 아들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10일 “낀씨의 시신을 확인했으며 수류탄을 들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당국은 체포된 사람들이 그가 동떰 마을 소요의 주범이자 지도자라고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공안부는 동떰 마을에서 시위를 주도한 일부 주민들을 살인·불법 무기 소지 및 사용·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동떰 마을 주민들의 동영상, 글과 이들을 지지하는 일부 운동가·지식인의 글에 또 언 쏘 공안국 대변인은 “동떰의 상황을 왜곡시키는 정보가 소셜미디어와 일부 외신에 의해 퍼지며 시민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며 “인터넷 상의 조작된 정보를 믿지 말라”고 촉구했다.

베트남 주재 일부 외신기자들이 동떰 지역의 취재를 요청했으나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외신도 베트남의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동떰에 관련된 외신의 요청은 관할 당국이 고려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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