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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 허연수 vs ‘루키’ 홍정국…GS25·CU, 편의점 1위 자리 경쟁

‘관록’ 허연수 vs ‘루키’ 홍정국…GS25·CU, 편의점 1위 자리 경쟁

기사승인 2020. 01.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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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CU, 자존심 건 1등 경쟁
허 부회장, 작년 점포수 1위 달성
홍 대표, 독자적 콘텐츠발굴 집중
6월 '해군 PX 운영권' 놓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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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60)과 ‘루키’ 홍정국 BGF 대표(39)가 올해 편의점 1위 자리를 놓고 정면 승부를 펼친다. 허 부회장과 홍 대표는 지난해 말 진행된 인사에서 각각 부회장과 대표이사로 승진함에 따라 편의점 1위 확보·가맹점 수익률 확대 등의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특히 지난해 말 편의점 점포수 1위가 BGF그룹이 운영하는 CU에서 GS리테일의 GS25로 17년 만에 뒤바뀌면서 자존심을 건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먼저 기선제압에 나선 사람은 허 부회장이다. GS25는 이달 열린 서울도시철도공사의 7호선 편의점 브랜드전문점 임대차 입찰에서 40곳의 사업권을 재취득했다. GS25는 이번 입찰에서 최저 입찰 금액(211억 원)보다 64억 높은 275억 원을 제시하는 등 공격적인 확대 전략을 펼쳤다.

허 부회장은 GS그룹 창업주 고(故) 허만정 회장 넷째 아들인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아들로 이달 6일 기준으로 GS 지분 2.42.%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고려대 전기공학 학사, 미국 시라큐스대학원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을 거쳐 1987년 LG상사에 입사한 뒤 2003년 GS리테일 신규점 기획담당으로 전입했다. 이후 편의점 사업부 영업부문장, MD본부장 사장 등을 거치며 GS리테일을 그룹의 효자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허 부회장은 업계에서 ‘편의점 사업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특히 ‘수익성’과 ‘상생’을 바탕으로 편의점 매출·영업이익을 성장시킨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GS25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5조1327억원, 영업이익 2035억원으로 매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공정거래위원에 따르면 점포당 매출액도 2018년 기준 6억7205만원, 면적당(3.3㎡) 매출액은 3129만원으로 제일 높다. CU는 같은 기간 매출 4조4491억원, 영업이익 1521억원을 기록했다. 점포당 매출액은 5억9312만원으로 GS25뿐만 아니라 미니스톱(6억753만원)에 비해 낮다. 면적당 매출액은 2694만원이다.

편의점의 경쟁력은 곧 점포수의 확대로 이어졌다. GS25는 지난해 11월 말 점포수에서 CU를 제쳤다. 1만3899개를 기록하며 2002년부터 늘 CU(1만3820개) 뒤에 이름을 올리다 17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올해는 GS25 출범 30주년으로 허 부회장은 가맹점 수익률 상향 조정 등에 힘쓰며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실제로 GS25는 가맹점주(임차형) 수익률(65%)을 업계 평균보다 8% 가량 높이고 안심운영제도(최저수입보조) 적용기간을 2년에서 5년(24회)으로 확대하는 등 파격 상생안을 내놓은 바 있다. 전기료·재고폐기손실 비용도 100% 부담한다. 그 결과 지난해 가맹 희망자 문의가 전년 보다 32%, 브랜드 전환 점포는 2배 증가했다.

이에 맞서 ‘젊은 피’ 홍정국 BGF 대표는 신성장동력 발굴·육성에 집중하는 등 가맹점 수익성 제고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힘쓴다는 복안이다. 그는 젊은 감각을 내세워 다변화된 시장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BGF그룹이 21일부터 전면 복장자율화를 시행한 것도 이러한 일환 중 하나다.

홍 대표는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8일 기준으로 BGF의 지분 10.29%를 보유하고 있다. 부친(53.34%)을 잇는 2대 주주인 만큼 어깨가 무겁다.

그는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경제학과 학사와 금융공학과석사를 전공한 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 와튼스쿨 MBA 과정을 거쳐 2013년 BGF리테일에 입사했다. 그는 전력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몽골 등 해외진출로 글로벌 역량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대표는 무리한 점포수 확대보다는 상품과 서비스 등 콘텐츠에 집중해 질적인 성장을 이끄는 것을 우선시한다. 최근 7호선 편의점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대신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을 위해 KBS2에서 방영되고 있는 ‘편스토랑’을 제작·지원하고 있다. ‘편스토랑’을 통해 출시된 ‘마장면’의 경우 하루 평균 5만 개가 판매되며 지난해 3분기 조리면 전체 매출을 10배 가량 끌어올렸다. 관계자는 “기존에는 ‘접근성’이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CU만의 차별화된 콘텐츠가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각각의 방식으로 경쟁력으로 높이며 편의점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허 부회장과 홍 대표는 오는 6월 계약이 만료되는 해군 매점(PX) 260여곳의 운영권을 놓고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해군 PX 운영권을 누가 거머쥐느냐에 따라 업계 1·2위는 또다시 뒤집힐 수 있다. 현재 해군 PX는 GS25가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GS25와 CU 모두 “공고가 나면 사업성을 검토한 뒤 입찰 참여 여부를 타진한다”는 입장이다.

재가맹 점포 쟁탈전도 관건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편의점은 2014년을 기점으로 급증해 올해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재계약 점포수가 1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신설 점포는 1161개, 2015년 2974개, 2016년 3617개, 2017년 4213개로 급증했다. 편의점 가맹점과 본사는 통상 5년 단위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2015년 계약을 맺은 2974개의 점포가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온 셈이다.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으로 신규 출점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누가 타 브랜드의 가맹점을 자사 가맹점으로 전환하느냐에 따라 순위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올해부터 계속해서 재계약 가맹점포들이 나오는 상황인 만큼 편의점 1위 수성을 놓고 둘의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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