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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아쉬움 뒤로 한 채 집으로…터미널, 역 찾은 역귀성객·귀경객

[현장스케치] 아쉬움 뒤로 한 채 집으로…터미널, 역 찾은 역귀성객·귀경객

기사승인 2020. 01. 2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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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로 달라진 명절 분위기
'우한 공포'에 마스크 착용한 시민들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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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은 짧은 연휴를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역귀성객과 귀경객, 배웅 나온 가족들로 붐볐다. 사진은 서울역 승차장에 가득한 시민들의 모습. /사진=김서경 기자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서울역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은 오전 짧은 연휴를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역귀성객과 귀경객, 배웅나온 가족들로 붐볐다.

대다수 시민들은 설 연휴 기간 동안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에서 의미를 찾는 모습이었다.

서울역에서 만난 김수연씨(28·여)는 “앱으로 표를 예매할 때 화면이 금방 넘어가서 귀경객이 없을 줄 알았는데 서울시민이 다 서울역에 온 것 같다”며 “많은 인파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김씨는 “친척들의 결혼잔소리를 피해 서울에서 친구와 명절 연휴를 보내고 경주로 내려가는 길”이라며 기차에 올랐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만난 이성환씨(28)는 “본가인 경남 창원에 갔다가 인천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베개, 캐리어를 가리키며 “모처럼 휴가를 만끽한 기분이지만 장시간 버스타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군복을 입고 철원행 버스를 기다리던 장지훈씨는(22) “고향인 충남 천안에서 복무지인 강원도 철원으로 복귀하는 길”이라며 “평소와 다름 없는 명절을 보냈는데 군복을 입고 할아버지 묘소에 가니 기분이 남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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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에는 캐리어, 짐가방을 든 시민들이 가득했다. /사진=서현정 기자
이날 만난 시민들 대부분은 설 연휴 기간에 대해 ‘전통적인 명절’ 보다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아들 부부와 함께 서울역에서 울산행 KTX를 기다리던 이종숙씨(70·여)는 “처음으로 서울에 있는 아들 집에서 명절을 보냈다”며 “음식 준비를 안 해도 되고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요즘 명절 모습이 참 좋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는 서울에 있는 두 아들 내외가 내려오거나 중간에서 만나 여행을 갔는데 이번 명절에는 다같이 2박3일간 경기도 양평 펜션에 다녀왔다”며 “동해 펜션 사고 소식이 남일 같지 않았다”고 걱정했다.

광주로 가는 정순영씨(69·여)도 “서울에 있는 자녀들을 보기 위해 남편과 지난 23일에 올라왔다”며 “3대가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고 말했다.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에서 만난 김만중씨(37)는 “누나네와 서울에서 연휴를 보냈고 경기도 안성에 있는 아버지 묘소에 함께 내려가는 길”이라며 “어른들이 돌아가시고 나니 어릴 적처럼 다 모이기는 힘들지만 가까이 있는 친척들과는 평소에 만남을 가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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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시민들은 한복을 빌려 입거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며 추억을 남겼다. /사진=서현정 기자
일찍 서울로 돌아온 시민들은 경복궁 등 도심 명소를 찾아 남은 연휴를 즐겼다.

이날 서올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시민들은 한복을 빌려 입거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며 추억을 남겼다. 경복궁에서 만난 공모씨(30대)는 “명절 당일에는 할머니댁에 다녀왔고 오늘은 부모님, 자녀와 함께 보낼 예정이다”고 밝혔다.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 있던 공씨의 자녀는 “저녁에는 청계천에 간다”며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즐거운 설 연휴지만 전세계를 덮친 ‘우한 공포’에 쉽게 웃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터미널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손모씨(20·여)는 “터미널에 왔는데 마스크를 쓴 중국인들이 많은 것을 보고 급하게 (마스크를) 사던 중이었다”며 “다른 편의점, 약국에서는 이미 다 팔렸더라”며 한숨 쉬었다.

마스크를 쓰고 부산행 KTX를 타러 가던 김모씨(55·여)도 “어머니, 언니와 함께 발리에 다녀오는 길”이라며 “출국할 때도 공항에 마스크 쓴 사람이 제법 있었는데 올 때는 대부분 시민들이 착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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