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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에 발목 잡힌 신한금융...GIB부문 성장세에 제동

라임에 발목 잡힌 신한금융...GIB부문 성장세에 제동

기사승인 2020. 01.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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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금융당국 제재 예고
초대형IB·발행어음사업도 제동
작년 6600억원 증자효과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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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신한금융그룹 IB부문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IB부문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영역이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인 2017년에 기존 은행과 금융투자 중심의 CIB부문을 생명보험과 캐피탈까지 확대한 GIB 사업부문으로 재출범했다. 자본시장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엔 신한금융투자에 6600억원을 증자하며 초대형IB 요건을 갖췄다. 이러한 노력 덕에 GIB부문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1년 만에 GIB부문 영업이익이 40%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이번 라임사태로 초대형IB는 물론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사업 추진도 전면 중단됐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불완전판매에 더해 라임자산운용과의 공조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될 상황에 처했다. 이 때문에 그룹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됐던 GIB부문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인해 신한금융투자가 추진했던 초대형IB와 발행어음사업 인가 추진이 ‘올스톱’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 제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한금융투자에서 추진했던 초대형IB와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이를 위해 그룹에서 지난해 6600억원 증자를 진행했는데 증자 효과가 물거품 된 셈”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그룹 GIB부문 확대 차원에서 신한금융투자에 6600억원 증자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은 초대형IB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신한금융투자로부터 증자 세부 실행계획을 보고받기도 했다. 그룹은 과거에도 5000억원씩 두 차례나 신한금융투자에 증자를 진행했지만 증자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그룹 차원에서 IB부문 역량 강화 등 증자 이행 과정을 직접 챙겼다. 신한금융투자가 그룹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에 중추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은행-금투-생명-캐피탈이 협업하는 GIB부문은 상당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18년 연간 GIB부문 영업이익은 4792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는 3분기만에 52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연간 순익을 넘어섰다. 신한금융은 올해 전체 그룹 순익 중 GIB부문에서 14%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라임 사태가 신한금융 GIB부문 성장세에 발목을 잡았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에 대출과 자문, 리서치 등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제공해온 만큼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는 물론 금융당국 제재도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투자 측은 연내 초대형 IB인가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초대형IB 핵심 부문인 발행어음 사업은 금융당국 인가 사항이다. 기관경고 이상만 받으면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돼, 그룹의 증자 효과도 사라지는 셈이다. 초대형IB로 지정된 증권사의 발행어음 한도는 자기자본의 두 배에 이른다. 레버리지 규제를 받지 않고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쉽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 자본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모험 자본 투자에 운용할 수 있고, 대형 금융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증권사로 지위가 격상된다는 얘기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의 IPO와 채권 등 주관 실적은 10위권에 머문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늘리며 초대형IB에 목매는 이유는 국내외 대규모 거래 주관 시 어느 정도 체급이 돼야 상위 후보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금융사로서 신뢰도 하락도 투자 유치와 신사업 진출에 치명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초대형IB 추진 중단은 물론 조 회장의 추진해온 그룹 GIB부문 강화 전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금융투자는 GIB의 중추로서 막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올해 그룹차원의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및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국내외 우량자산 투자를 확대해 수익을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조 회장은 공격적으로 글로벌 IB시장을 공략해왔지만, 이번 라임 사태로 전략을 재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룹에서 자본을 수혈해 몸집을 키웠지만 라임사태로 초대형IB와 발행어음 인가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룹 GIB부문도 덩달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비은행 강화와 신한금융투자를 그룹 내 자본시장 허브(Hub)로 육성하겠다는 조 회장의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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