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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야권통합 왜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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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야권통합 왜 어려운가?

기사승인 2020. 02. 0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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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교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격언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이 말이 나돌기 시작한 것은 미국 독립전쟁 때였지만, 하나가 돼야만 살 수 있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기 욕심 때문에 번번이 흩어져 말 못할 고생을 하게 된다. 하나가 되기 어려운 집단이 야권만은 아니다. 여권에도 그런 문제는 남아있다. 분열을 수습하지 못하면, 여당이 야당이 되고 야당은 여당이 되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된다. 특히 민주사회에는 영원한 여당도 없고 영원한 야당도 없다.

나는 대한민국에 이념을 갖춘 정당들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4·15 총선을 앞둔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어지러운 것은 이념으로 무장한 정당이 야당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실시될 21대 총선을 앞두고 야당의 이념적 정리는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 막연하게만 신봉하던 자유민주주의를 앞세우고 명확히 시장경제를 경제의 원리로 삼겠다는 당론을 확립하는 정당이 생길 듯하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이라 규정하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백히 선언했다. 그렇기에 이 헌법하에서는 자유민주주의가 대안이 아니라 건국의 이념이다. 여당의 집권이 앞으로 20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는 여권의 인사들도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이 삼권분립의 원칙에 서있는 민주공화국임을 고려할 때 이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추측이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야권은 그 이념적 바탕을 분명하게 할 수밖에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고 적혀있는 큰 깃발을 들고 나와 “과거를 묻지 않겠다”며 명백히 밝힌다면, 총선을 앞둔 야권의 통합이 결코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오늘의 야권이 스스로를 보수 세력으로 규정한다면, 그 꿈의 실현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수라는 낱말 자체가 부정과 부패를 연상케 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라고 자처하는 정치세력이 젊은이들에게는 백배 매력적인 집단이 되는 것이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가능한 사회주의 정당이 탄생하기를 바란다. 영국을 비롯하여 민주정치에 전통이 있는 역사가 깊은 나라에서는 당명이야 노동당이건 사회당이건 평등에 치중하는 진보정당이 있기 마련이다. 자유민주정당을 가장해 독재정권에 접근하려는 자들을 ‘진보’라고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만약 그런 가짜 진보가 아닌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가능한 그런 평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일시적으로라도 야당의 자리를 잡고 싶어 한다면, 그것도 허락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야권의 통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광화문 네거리의 군중집회는 자유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이 나라 중산층이 주축이다. 나는 한강변의 기적이 두터운 중산층을 구축한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절대다수가 대학출신으로 적화통일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정권이 교묘한 방법으로 언론을 철저히 단속한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끼고 있는 지성인들이다. 광화문 네거리를 메우는 민주시민들의 열기를 오늘의 정권도 막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막아서도 안 된다.

오늘의 야권은 매우 긴장한 심리상태로 4·15 총선에 임하지만 그 결과가 결코 비관적인 것은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민주적인 사회에는 반드시 보수가 있고 진보도 있어야 한다. 적화통일을 획책하는 불순분자들만 아니라면, 민주적인 진보세력을 받아들여야 야권통합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과거를 묻지 않고 한반도의 민주적 통일을 갈망하는 모든 인사를 감쌀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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