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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보루’ 손해보험도 계약해지…2년 간 13% 증가

‘마지막 보루’ 손해보험도 계약해지…2년 간 13% 증가

기사승인 2020. 0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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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약금 2년 만에 1000억 이상 증가
현대해상·DB손보 증가폭 가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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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 해약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2년 만에 해약금 규모가 1000억원 이상 증가했는데, 생명보험업계 증가폭보다 3배 높다. 보험 해약은 경기불황을 암시하는 대표적인 시그널이다. 특히 ‘손해보험’ 해약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험료 규모가 큰 생명보험사 저축성 보험을 중심으로 보험계약 해지가 주로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와 맞물려 손해보험도 해약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손보업계 실적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해약 환급금 규모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었다. 지난 2년간 양사 모두 19%대 증가폭을 보였다. 환급금 규모 자체가 많은 손보사는 삼성화재였는데, 증가폭 자체는 3%대에 머물렀다.

17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32개 손보사의 해약 환급금 규모는 지난해 10월 원수보험금 기준 9756억4400만원이다. 2017년 10월보다 13.3% 늘어난 수치다. 생명보험업계와 비교하면 3배 높은 수준이다. 생명보험사업계는 같은 기간 해약 환급금 규모 증가폭이 1%에 그쳤다.

특히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보험계약 해지 증가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해약환급금 증가폭은 19.4%였다. 2017년 10월 11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2년만에 1349억원까지 뛰었다. DB손보는 지난해 10월 1823억원의 해지환급금을 기록했다. 2017년보다 19% 상승한 수치다.

1위 손보사인 삼성화재는 보험 계약 규모가 손보사 중 가장 많은 만큼 해약환급금 규모도 가장 컸다. 지난해 10월 기준 1827억8000만원을 해지를 요청한 고객에게 돌려줬다. 2년 전에는 1700억원대였는데, 2년만에 3.4% 가량 늘어났다. KB손해보험의 경우 계약해지 환급금 규모가 빅 5 손보사 중 가장 적었다. 지난해 10월 938억원대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2년간 증가폭을 살펴보면 3.5%로, 삼성화재와 비슷했다.

손보사 보험상품 해지가 급증하는 이유는 ‘경기 불황’ 때문이다. ‘보험 계약 해지’는 급전이 필요할 때 선택하는 마지막 카드로 여겨진다. 특히 질병·상해 등 보장상품에 주력하는 손해보험 상품은 저축성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생명보험사보다 보험료 규모가 작다. 손해보험 상품 해지가 보험업계 내에서도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이유다.

손해보험 계약 해지는 손보사들의 실적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유례없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보험시장이 포화되면서 신계약 영업도 정체돼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험 해약을 원하는 고객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특히 장기보험 계약 해지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 몇 년간 손보사들이 장기보험 영업 경쟁을 벌여왔는데, 경기 불황 등으로 계약 해지가 급증하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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