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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완주고속도로’ 사고 운전자 과실에 무게…‘블랙아이스’ 위험성 재조명

‘순천완주고속도로’ 사고 운전자 과실에 무게…‘블랙아이스’ 위험성 재조명

기사승인 2020. 02.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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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블랙아이스 가능성 낮다" 주장에 힘실려
전문가 "당시 상황상 제설작업 효과 크기 어려워"…"도로 전광표지판 효과가 더 클 것"
순천완주고속도로 터널 사고 잔해<YONHAP NO-6503>
지난 17일 순천-완주고속도로 터널 다중추돌 사고 현장./연합
도로공사 발표에도 사고 원인 ‘블랙아이스’로 보는 시각 여전
전문가 “당시 상황상 제설작업 효과 크기 어려워”

아시아투데이 김현구 기자 = 지난 17일 총 48명의 사상자를 낸 순천완주고속도로 터널 사고의 수습이 마무리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놓고 상반된 주장들이 이어지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블랙아이스’가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낮다는 한국도로공사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릴 뿐 아니라 제설작업의 효과를 보는 시각도 엇갈렸다.

‘다중 연쇄추돌’ ‘대형 참사’ ‘터널’ ‘비·눈 내린 날씨’ 등 사고 당시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사고 원인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혔던 것은 ‘블랙아이스’였다.

이에 대해 지난 18일 도로공사 측은 “제설작업이 이뤄진 구간의 상태는 우천 시 도로 상태와 비슷하며 유지시간은 1시간 이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사고 발생 약 30분 전인 오전 11시56분까지 사고 구간에 대한 제설작업을 진행해 블랙아이스에 의한 사고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20일 현재까지도 경찰과 소방당국 등의 합동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으로 ‘블랙아이스’를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이 ‘블랙아이스’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 이유는 수 대의 차량이 미끄러지는 모습이 담긴 사고장면 영상과 더불어 사고 당시 상황상 제설작업의 효과가 크기 어려웠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낮에 비가 좀 내려 이미 얼어붙은 상태에서 제설작업을 한번 한다 해도 표면에 쌓인 눈만 치울 뿐 추가로 오는 눈에 의해 도로 표면과의 마찰이 약해지는 건 마찬가지”라며 “도로에 부분부분 생긴 손바닥만 한 얼음 막 몇 개가 차의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어 눈이 계속 내리는 상황에서는 제설작업을 ‘완벽히’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민수 도로교통공단 교육관리처 교수도 “이미 노면 마찰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제설작업을 깔끔하게 한다 해도 운전자가 스스로 감속하지 않으면 효과가 무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설작업과 열선 등의 기술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운전자들에게 노면의 위험을 인지시킬 수 있는 도로 전광표지(VMS)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무엇보다 운전자 스스로 날씨 상황에 따라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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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제설작업보다 운전자들에게 빙판의 존재 등 도로상황을 지속해서 알려 운전에 조심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줄 수 있는 VMS 등을 세우는 것이 예방 차원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운전자들은 스스로 안전거리 확보와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도 “운전자 스스로 감속과 방어운전을 우선시하고 방심할 수 있는 부분을 열선이나 제설작업 등의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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