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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동원엔터프라이즈안정적 지배구조 통해 배당수익 창출

[마켓파워]동원엔터프라이즈안정적 지배구조 통해 배당수익 창출

기사승인 2020. 02.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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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남정 부자 지분만 90% 이상
주요 계열사 지분 60~70%로 높아
동원시스템즈, 3년간 129억원 배당금 유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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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의 비상장 지주회사 동원엔터프라이즈가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의 재산증식 개인금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67.98%의 지분을 보유하며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인 김 부회장은 최근 3년간(2016~2018년) 챙긴 배당금만 180억원이다. 이 기간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주당배당금을 2016년 750원에서 2017년 1000원, 2018년 1000원으로 높게 책정하며 배당금도 88억, 116억, 116억원으로 늘렸다. 곧 김 부회장의 주머니도 두둑해진 셈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F&B 지분 71.3%, 동원산업의 지분 62.7%, 동원시스템즈의 지분 80% 등 동원그룹 핵심사업인 식품·물류·포장재 계열사의 지분을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회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지분율로 이들 계열사의 배당금이 동원엔터프라이즈로 거쳐 들어와 다시 오너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구조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김 부회장을 필두로 아버지 김재철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거의 99%가 오너일가가 가지고 있다.

문제는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동원시스템즈가 129억원의 배당금을 계속해서 유지하며 고배당의 수익 역할은 해온 것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동원산업은 135억원에서 74억원으로 내렸지만 동원시스템즈는 2017년 880억원, 2018년 788억원, 2019년 739억원으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배당금 129억원을 3년 동안 꿋꿋이 유지 중이다.

탈로파시스템즈의 고배당의 힘이다. 탈로파시스템즈는 과거 아르다 메탈 패키징 그룹의 사모아 소재 캔 생산법인으로, 동원그룹이 참치 통조림 제조업체 스타키스트를 2008년 인수하면서 눈여겨봐 2014년 100% 지분을 271억원에 사들였다. 동원그룹이 인수 후 2014년 69억원의 매출이 2015년 359억원, 2016년 377억원으로 계속해서 늘었다.

동원시스템즈에서 원재료를 구입해 탈로파시스템즈에서 캔을 생산, 스타키스트에 납품하는 구조로 실적이 증가했다. 실적이 오른 만큼 2015년부터 배당금을 지급해 2018년에는 102억원의 배당금을 동원시스템즈에 냈다. 실적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동원엔터프라이즈에 배당을 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질 수 있게 된 셈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계열사들의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금 수익을 2017년 190억원, 2018년 487억원, 2019년 3분기까지 299억원으로 꾸준히 늘리고 있다.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을 다시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배당금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곧 오너일가의 재산도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물론 수익이 커지면 주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동원그룹처럼 지주회사가 비상장회사이면서 계열사와의 지분율이 높은 그룹일수록 자칫 지주회사가 경제력의 집중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설립 배경을 보면 더욱 수긍이 간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김재철 명예회장이 2세 경영을 염두에 두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설립됐다. 그룹의 모태인 동원산업을 2000년 식품사업부문을 동원F&B로 분할했고, 2001년 김 명예회장 등 오너일가가 계열사 주식을 현물출자해 동원엔터프라이즈를 만들어 동원산업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어 2004년에는 동원그룹 내 금융계열사를 분리해 2003년 한국투자금용지주(옛 동원금융지주)를 설립하고, 2004년 동원그룹에서 분리시켰다. 이를 통해 김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금융을,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식품을 맡는 후계구도가 형성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김 명예회장이 지분을 증여, 김남정 부회장이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다.

동원엔터프라이즈가 김남정 부회장의 경영승계의 핵심 역할을 해온 만큼 지배력 강화 역할은 물론 자금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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