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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성훈 금천구청장 “‘여민가의(與民可矣)’의 자세로 구민들과 함께 걸어 나갈 것”

[인터뷰] 유성훈 금천구청장 “‘여민가의(與民可矣)’의 자세로 구민들과 함께 걸어 나갈 것”

기사승인 2020. 02.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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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구청장, ‘발로 뛰는 행정’ 실천…‘골목 회의’서 주민과 직접 소통
융복합 산업단지 ‘금천 G밸리’…교통문제 해결 위한 노력 경주
독산동 우시장 일대, ‘사람’을 최우선 가치로 도시재생…서남권 명소화
유성훈 금천구청장 인터뷰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지난 19일 구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구정 운영 방식인 ‘발로 뛰는 비즈니스 행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송의주 기자
유성훈 금천구청장의 금천 사랑은 남다르다.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금천 관내에서 다니며 일생 대부분을 금천에서 보낸 유 구청장은 금천구가 영등포구, 구로구를 거쳐 지금의 금천구가 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금천에 살며 지켜본 ‘금천구 토박이’다.

지난 19일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유 구청장은 “타 자치구에 비해 개발이 더딘 구는 지방의 작은 마을처럼 ‘골목길 정취’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며 지방정부의 해결 과제를 ‘골목길 행정’에서 찾았다.

이 같은 신념을 바탕으로 유 구청장은 ‘골목길 구청장’으로서 구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발로 뛰는 비즈니스 행정’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한달에 두 번씩 격주로 열리는 ‘골목 회의’는 구민들과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고자 하는 유 구청장이 골목이 많은 구의 특성에 맞춰 내놓은 해결책이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구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구정을 펼치는 데 상당히 의미있는 시간”이라고 말하며 구의 행정 수장으로서 구정을 이끌어 가는 유 구청장의 시선엔 금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깃들어 있었다.

다음은 유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민선 7기 임기를 시작한 지 1년8개월 정도 지났다. 곧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되는데,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성과는 무엇인가.

“지난 1년8개월은 구가 ‘서울 변방의 낙후된 도시’라는 이미지에서 ‘새로운 서울의 시작, 청년 도시’라는 이미지로 인식이 전환되는 시간이었다. 또 행복도시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로 대외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들을 이뤘다.

오랜 숙원사업인 ‘3+1 핵심 현안(금천구청역 복합역사 개발 및 대형 종합 병원 건립, 신안산선 조기 착공, 공군부대 이전 및 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금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도시공간을 전략적으로 재편하고 살고 싶은 자족도시로서 기반을 확충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G캠프(메이커스페이스)’를 중심으로 ‘금천G밸리’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창업 및 제조혁신의 거점기지이자 금천의 미래 일자리 터전으로 입지를 드높이고 독산동 우시장 일대는 서울지역 최초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돼 구의 활력 거점으로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여성친화도시’ 인증, ‘2019 청년친화헌정대상’에서 종합 대상 수상 등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경제 친화도시’로 인정받았다.

이 밖에도 ‘금천형 수요자 맞춤 통합 복지 서비스’는 3년 연속 정부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구가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의 전국 으뜸 지자체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금천이 시작한 ‘서울형 건강증진학교’는 시 청소년 건강증진 콘텐츠의 표준이 됐다.

뿐만 아니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결과 ‘정부 합동평가’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하는 영예로 이어지기도 했다.”

-반대로 아쉬움이 남는 사업은 어떤 것인가.

“공군부대 이전 사업의 진척이 더딘 부분이 아쉽다. 금천구청 주변은 미니 신도시(공동주택) 사업이 추진되면서 대규모 인구가 유입되고 많은 여건이 변화됨에 따라 공군부대 이전은 현재 구민들의 최대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2018년 4월 SH공사가 발주한 ‘금천구 공군부대부지 개발 기본구상 및 사업실행 전략 수립 용역’은 국방부와 이전부지 사업방식 문제로 현재 중단된 상태다. 공군부대 이전 및 개발을 추진하려면 우선 현 부대가 이전 할 부지를 선정해야 하는데 이전할 지역 주민들의 부정적인 입장으로 해당 지자체와 이전사업과 관련한 협의 추진이 어렵다.

또 지난 임기는 구민이 바라보는 행정에 대한 시각 차이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자세한 절차와 내부 사정을 모르는 구민의 입장에서 이 같은 차이는 곧 행정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공공기관이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려면 주민 동의 및 관계 기관과의 협의 등 기본적으로 거쳐야 할 법·제도적 절차가 많다. 더욱이 최근 행정은 복잡·다양하게 얽혀 있어 이전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무원과 구민의 이 같은 간극은 서로 가지고 있는 ‘정보 차이’와 ‘소통 부재’로 발생한다. 이에 현장·주민 중심의 자세로 구민들에게 상세히,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 인터뷰
‘금천 G밸리’ 인근의 교통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설명하는 유 구청장의 모습. 유 구청장은 ‘중앙 정부 및 시·구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과 ‘지방 정부에의 재량 부여 및 권한 이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송의주 기자
-‘금천 G밸리’가 스타트업 기업들의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보니 교통정체가 매우 심한 지역이기도 하다. 교통문제 해결 방안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8300여개 기업체와 약 10만명의 종사자가 근무하고 있는 최첨단 융복합 산업밸리로 서울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풍부한 산업자원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구는 관계 기관 및 기업들과 연계해 다양한 사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역 주도의 창업 지원 인프라 개선을 위한 시설을 신규로 건립·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메이커스페이스의 창업 지원 기능을 보완·강화해 스타트업 기업의 실질적인 사업화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G밸리의 발전 속도에 비해 기반시설 및 지원시설 등 전반적인 산업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는 교통문제다. 아파트형 공장 입주가 시작된 1997년과 비교해 현재 G밸리의 종사자 수는 4.5배, 기업체 수는 29배 증가했으며 G밸리 2~3단지에 15곳의 지식산업센터가 신축 중이어서 교통문제 해결이 절실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구는 G밸리 노상 공영주차장을 전면 폐지하고 ‘두산길과 디지털 3단지 간 지하차도 건설 공사’, ‘철산교 하부도로 확장 및 안양천 남측 교량 신설’, ‘벚꽃로 및 범안로 차로 확장’ 등을 추진해 산업단지 교통량을 분산하고 교통정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구는 가산디지털단지역 출입구 확충 및 교통정체 유발 버스 정류장 이전 검토, 교통 신호체계 개선 등 교통문제 해소를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국가산업단지인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관리권이 중앙 정부에 있기 때문에 기초 지자체의 역량만으로는 교통문제, 녹지공간 및 기업지원 시설 부족 등 다양한 문제 해결에 역부족이다. G밸리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시·구’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며 지방 분권 시대에 걸맞은 지방 정부에의 재량 부여 및 권한 이양, 규제 완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독산동 우시장 일대는 지역 명물이기도 하지만 조성된 지 오래돼 도시재생이 시급하다. 어떤 복안을 갖고 있나.

“독산동 우시장은 오랜 시간 구를 지켜온 지역의 자랑이자 훌륭한 자원이다. 시흥대로 변 말미사거리 인근에 있었던 도축장 부지 중심의 우시장을 비롯해 금형·봉제 등 중·소규모의 공장과 주거가 혼재된 이 지역 일대를 재생하고자 구는 2016년부터 도시재생 사업을 준비해 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4월에는 서울 자치구에서 유일하게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에 구는 2023년까지 마중물 사업비 375억원(국비 150억원, 시비 225억원)을 투입해 산업·상권·문화 재생을 목표로 신경제·문화 중심지로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우선 ‘산업재생’을 위해 ‘산업·문화 어울림센터’를 조성, 지역 특화산업인 ‘의류·봉제’를 비롯한 금형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 작업장 및 판매장을 설치·운영하고 지역 활력 거점의 역할 뿐만 아니라 신규 일자리 창출의 산실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우시장 재생’을 위해 우시장 클린 인프라 조성 사업과 상권 활성화 어울림센터 조성 등을 추진해 주민들에게 환영받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우시장 재생에 있어 핵심 과제로 악취문제와 경관 개선을 위한 관계부서의 역량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천예술공장(예술가 작업 및 전시 공간)’이라는 지역 자산을 중심으로 가산중학교 내 빈 교실을 활용한 ‘금천뮤지컬스쿨’ 및 ‘독산 어울림길 문화가로’ 조성 등을 통해 구민에게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문화 재생’을 추진하고 이 지역이 활력 넘치는 곳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시와 구, 통합 주민협의체, 전문가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도시재생 거버넌스’를 꾸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가며 도시재생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해 나가겠다.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가치관을 두고 모두가 행복한 도시재생을 목표로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지원,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주민들이 주체로서 도시재생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

5년간의 마중물 사업을 통해 우시장 일대를 깨끗이 정비하고 이곳을 사람들이 찾고 싶은 금천, 나아가 서울 서남권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는 한편 낡고 활력을 잃은 주거지에서 생활하는 원주민들로 하여금 계속 머물며 살고 싶은 ‘동네방네 행복도시 금천’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계획하며 실행하는 도시재생으로 만들겠다.”

유성훈 금천구청장 인터뷰
금천구의 숙원사업인 ‘공군부대 이전’에 대해 설명하는 유 구청장의 모습 /송의주 기자
-지역 내 위치한 공군부대 및 건축 고도제한으로 인해 구의 개발이 저해되고 있다. 지역의 대표적 숙원사업이기도 한데, 공군부대 이전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구 한가운데 위치한 공군부대는 1940년대부터 국방부 소유 토지(면적 12만5000㎡)로, 이 같은 군사시설로 인해 독산동 일대는 지역 생활권이 오랜 기간 단절됐으며 지역발전이 저해되고 주거생활 불편이 야기돼 왔다. 이에 구는 공군부대 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주민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공군부대 이전과 관련해 다양한 분야에서 진전된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이전부지의 사업방식 문제 및 이전할 지역 주민들의 부정적인 입장 등으로 해당 지자체와 이전사업과 관련한 협의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4·15선거 이후 공군부대 이전과 관련한 토론회 및 주민 공청회를 여는 등 국민들의 의견 모아 이를 동력으로 공군부대 이전을 관철시키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현재 국방부와 이전부지 물색 및 사업 가능 여부, 작전성 검토 등을 추진 중이며 이전 사업이 탄력적으로 추진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공군부대가 이전한 부지는 G밸리와 연계해 일자리 창출 및 경제 거점으로서의 기능을 갖춘 첨단산업 스마트 융·복합 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자체장으로서 구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민선 7기 들어 구는 자족도시를 목표로 과거의 낙후된 도시 이미지를 벗고 명실상부한 서울의 시작, 관문 도시로 재도약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고 험난하다.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인구 구조적 문제는 물론 넓은 저층 주거지로 인한 열악한 주거환경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주차, 청소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문제들이 상존해 있다.

구청장 혼자만의 힘으로 행복도시 금천의 10년, 100년을 내다보는 정책·사업을 추진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구민들이 보여준 관심과 성원이 있다면 결코 어렵지 않은 길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저와 금천구청은 ‘주민과 함께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여민가의(與民可矣)의 자세로 빛나는 금천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구민들과 함께 걸어 나가겠다.

26만 금천구민의 목소리가 살아 숨 쉬는 일하는 구청, 청렴한 구청을 실현하고 구민들이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현장·주민 중심의 행정을 실천해 구민에게 신뢰받는 구정을 이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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