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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도 격리?’…한국 코로나19에 긴장하는 베트남

‘박항서도 격리?’…한국 코로나19에 긴장하는 베트남

기사승인 2020. 02. 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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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거주 근로자·유학생 다수 베트남, 한국 코로나19 확산에 촉각
현지 매체, 한국서 돌아오는 박항서 감독 격리 여부 다루기도
하노이 당국·아파트 관리사무소, 한국인 거주자 현황파악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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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베트남 외교부 정기 기자회견에서 도안 칵 비엣 부대변인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한국·일본 등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거주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 밝혔다. 베트남 외교부는 21일 한국 내 자국 국민들에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지역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자 베트남 역시 긴장하고 있다. 한국으로 송출된 노동 인력과 유학생, 베트남을 방문하는 한국인과 거주 한국인이 다수인만큼 베트남도 한국의 상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 머물다 23일 밤 베트남으로 돌아오는 베트남의 축구영웅인 박항서 국가대표 감독도 의료진 검사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베트남 외교부의 정기 기자회견에서 한 베트남 기자가 “한국·일본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省) 우한에서 베트남 국민들을 대피시켰듯, 한국에서도 국민들을 대피시킬 계획이 없느냐”고 물었다.

도안 칵 비엣 베트남 외교부 부대변인은 “한국·일본을 비롯해 코로나19가 발생한 국가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해외 거주 국민들을 보호하고 연락을 유지하기 위해 긴급핫라인을 운영 중이다. 필요한 경우 해외 거주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1일 베트남 외교부는 한국 내 베트남인들에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으로의 이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 당국의 지시와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고 준수할 것을 권한 베트남 당국은 주한베트남 대사관 및 관련 핫라인을 함께 안내했다. 현재 한국 내 확진자가 발생한 주요 지역인 대구·경북에는 4000여 명의 베트남 근로자가 머물고 있어 베트남 당국과 근로자 가족들의 우려도 크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두려움은 박항서 감독도 피해갈 수 없었다. 21~22일 베트남넷을 비롯한 현지 매체 다수는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돌아오는 박항서 감독의 격리 여부에 대해 다뤘다. 당초 지난 15일에 베트남으로 돌아올 예정이던 박 감독은 20일로 일정을 변경한 후 다시 23일로 미뤘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 사이 한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5명이나 발생한데다, 베트남 국가대표팀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어 박 감독의 거취에 대한 베트남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베트남 축구협회(VFF) 관계자는 22일 “현재까지 귀국 일정과 관련해 박 감독 측에서 별다른 통보가 없다”며 박 감독의 격리 여부에 대해선 “박 감독이 베트남으로 돌아오기 전, 돌아온 후 모두 의료진들이 철저히 검사할 것이다. 할 일이 많지만 (코로나19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만큼 신중을 기할 것”이라 밝혔다.

베트남을 방문하는 한국 여행객과 현지에 거주 중인 한국 교민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21일 응우옌 득 쭝 하노이시 인민위원장은 “한국·일본·싱가포르 관광객들을 면밀히 살피고 질병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격리하라”고 지시했다. 이들 국가를 경유한 하노이 시민들도 기침·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격리하고 동선을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 하노이시 당국은 한국인 거주 현황 파악에도 나섰다.

한국 교민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현지인 커뮤니티에서도 “우리 아파트에 한국인이 너무 많다. 관리사무소 측에서 한국인 거주자들을 다 파악하고 있느냐”, “빈푹(베트남 내 코로나19 확진자 최다 발생 지역)에 근무 중인 한국인과 최근 한국을 다녀온 한국인을 파악해달라”는 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인 지역과 다소 떨어진 곳에 거주 중인 본지 기자 역시 최근 한국 방문 여부와 일정을 재차 알려야만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베트남 항공편이 축소되자 “베트남 정부가 한국·일본 직항노선 운항을 중단시켰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수요 급감·수익 감소로 인한 항공사들의 축소 운항 결정이 베트남 정부가 운항 중단·한국인 입국 금지를 지시했다는 거짓 소문으로 와전된 것이다. 딘 비엣 탕 베트남 민간항공국(CAAV) 국장은 “한국·일본 노선 운항 중단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공안부에 가짜뉴스 유포자 색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보건부는 22일 기준 한국에 대한 여행자제 권고·제한 또는 특별한 의료감시 등의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한국의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코로나19의 확산이 빨라지는 만큼 베트남 당국의 추가적인 조치가 이어질지도 모른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 역시 “현재까지는 여행자제 권고나 별다른 제한 조치를 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이나 해외 방문 계획을 취소하는 교민도 늘고 있다.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올 경우 입국이 제한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베트남은 22일 기준 누적 코로나 확진자 16명 가운데 15명이 완치돼 퇴원했으며, 지난 13일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63개 대도시와 지방성의 각급 학교에 이달 말까지 휴업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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