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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보루 베이징, 중 코로나19 방역 총력전

최후의 보루 베이징, 중 코로나19 방역 총력전

기사승인 2020. 02. 2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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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까지는 비교적 잘 통제되고 있으나 낙관 불허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여러모로 상징성이 있다. 굳이 다른 것을 애써 꼽을 필요도 없다. 정치 중심지라는 사실만 거론해도 좋다. 당정 최고 지도부의 집무실이 시내 톈안먼(天安門) 광장 바로 인근의 중난하이(中南海)에 밀집해 있다. 절대로 역병에 뚫려서는 곤란하다. 상황이 정말 심각해진다.

그러나 현실은 절대적 당위와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대륙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흔들거리고 있다. 특히 절대 뚫려서는 안 되는 중난하이의 소재지인 시청(西城)구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베이징의 16개 구 중에서 3번 째로 많은 53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방역을 게을리 하다가는 중난하이 당정 집무실에서 정무를 보는 고위급들을 위협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대부분이 65세 전후인 탓에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중국 보건 당국은 베이징을 최후의 보루라고 인식, 사수에 총력전을 다하고 있다.

베이징 당국의 23일 발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환자는 399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사망자는 4명이다.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 초토화되고 있는 현실은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보건과 공안 당국은 긴장을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베이징
중난하이 인근의 시청구의 한 골목 풍경. 완전 봉쇄된 탓인지 인적이 드물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무엇보다 전 시의 주거지들을 철저하게 봉쇄한 채 관리하고 있다. 특별한 예외가 아닌 한 모든 주거지들에 비거주자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거주자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관리 사무실에서 발행한 출입증과 신분증이 없을 경우 마음대로 출입을 하기 어렵다. 만약 관련 규정을 어길 경우 처벌을 각오해야 한다.

각종 모임도 웬만하면 금지하고 있다. 어길 경우 가차 없이 평균 1000 위안(元·17만 원) 내외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반항할 경우는 형사처벌도 가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차오양(朝陽)구 야윈춘(亞運村)의 주민 진(金) 모씨는 “내 친구 두 명이 정말 오랜만에 집 근처의 찻집에서 차를 마셨다. 그러나 관련 규정에는 마시면 안 됐다. 당연히 벌금 처분을 받았다. 업주 역시 영업정지와 벌금 처분을 당했다”면서 웬만하면 현재 상황에서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은 자해 행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3년 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 당시 부랴부랴 건립한 시 외곽의 샤오탕(小湯山)병원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도 베이징 당국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총력전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처럼 험악해지면서 경제는 거의 최악 수준으로 달려가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이 완전 올스톱 상태에 직면해 있다. 자동차 시장 역시 거의 죽었다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춘래불사춘, 즉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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