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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신한생명 통합 고삐 늦추나

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신한생명 통합 고삐 늦추나

기사승인 2020. 0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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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험회계기준 도입연기로 재검토
오렌지라이프 높은 수익성 살리고
신한생명 지급여력비율도 높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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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이 당초 계획인 2021년 상반기보다 연기될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이 두 생명보험사의 통합의 속도를 늦추는 데는 신 보험회계기준인 IFRS17의 도입 시기가 연기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도입되면 신한생명은 당장 증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IFRS17 도입이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고, 오렌지라이프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신한금융 입장에선 양사의 통합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당초 2021년 내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간 통합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연기하는 방향으로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전산통합도 IFRS17 도입 일정이 변경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2018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신한생명과 통합해 단일 생명보험사로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지난 14일 오렌지라이프의 상장폐지 절차가 종료되자, 신한금융이 통합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지난해 10월 25일 류승헌 신한금융 부사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공동경영위원회를 만들어 통합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준비가 잘 되면 통합 시점은 2020년 말 또는 2021년 초 정도로 보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한금융이 통합에 속도를 낸 것은 IFRS17 도입에 따른 증자 이슈 때문이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IFRS17이 도입되면 지급여력(RBC) 비율이 300%를 밑도는 보험사들은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신한생명의 RBC비율은 작년 연말 기준 226.6%다. 신한금융은 신한생명을 대상으로 증자를 하는 것보다는 RBC비율이 높은 오렌지라이프(작년 연말 기준 420.6%)와의 통합을 통해 이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22년 초 도입될 예정이던 IFRS17의 시행 시기가 연기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한금융도 시간을 벌었다. 통합을 바쁘게 진행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특히 오렌지라이프가 자산 규모 대비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는 만큼, 통합을 서둘러 오렌지라이프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2715억원을 기록했다. 오렌지라이프 인수 덕에 보험부문의 그룹 내 당기순이익 비중이 2018년 4%에서 2019년 8%로 껑충 뛰었다. 신한금융투자의 순익 기여도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이 3%포인트 증가한 데는 오렌지라이프의 힘이 컸다. 최근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의 잔여 지분을 인수하며 완전자회사화한 만큼, 내년 순익 기여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통합을 보다 천천히 진행해 오렌지라이프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신한생명의 RBC비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는 타 보험사 대비 젊은 30대 위주의 설계사 조직을 앞세워 전문직 종사자 등 부유한 고객들을 타깃으로 한 영업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며 “IFRS17 도입이 늦춰질 공산이 커진 만큼, 통합을 늦추면 오렌지라이프의 역량을 그대로 살리면서 신한생명의 RBC 비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여유를 벌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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