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주일만에 단거리 발사체 다수 발사...“합동타격훈련 일환”(종합)

합참 "지난 2일 발사체 유사한 3발 포함"
최대 비행거리 200km, 최고 고도 50km
청와대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 안돼"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일 보도한 북한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 모습./연합뉴스

북한이 9일 오전 함경남도 선덕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지난 2일 발사한 것과 유사한 발사체 3발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날 발사를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 실시한 합동타격훈련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북한이 남북 정상간 친서교환으로 남북관계에 ‘훈풍’까지는 아니더라도 관계 개선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군사행동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36분경 북한 함경남도 선덕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다종의 단거리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최대 약 200㎞, 고도는 최고 약 50㎞로 탐지했다”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이번 발사는 지난 2월 28일과 3월 2일에 이은, 동계훈련 일환으로 다종의 방사포가 포함된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 9·19 군사합의의 기본정신에 배치되는 것으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 지난 2일과 유사한 발사체 3발 포함 다수 무기체계 동원

발사체의 종류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 발사한 발사체와 유사한 제원 특성을 보이는 일부 발사체를 포함해서 방사포 계열의 무기체계의 발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발수는 더 정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2일 쏜 발사체와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3발을 포함해 다른 무기체계가 발사된 것으로 보이지만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발의 발사 간격에 대해 이 관계자는 “첫 발과 두번째 발 사이는 20초, 두번째 발과 세번째 발 사이는 1분 이상 차이가 난다”며 “정확도를 높이려는 측면에서 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난번과 유사하면서도 차이가 있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관여부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북한 매체의 공개 보도에서 해당지역 인근에서 활동 있었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참관가능성을 열어놨다.

청와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지도통신망을 이용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북한이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에 이어 대규모 합동타격훈련을 계속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했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지난 2일 발사 때와는 달리 이날은 ‘강한 우려’나 ‘중단 촉구’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았다. 지난 3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청와대의 발표를 비난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성장 “청와대·합참 발표에 北 다시 반발 예상”

이와 관련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합참의 ‘강한 유감’ 표명에 이어 청와대까지 상대적으로 수위는 낮지만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북한은 다시 강렬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센터장은 “김 부부장의 담화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청와대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비난하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북한은 또 다시 김 부부장이나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또는 다른 고위 간부나 대남 기구 명의로 비난 입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북한이 제한된 자원을 총집중해 개발하고 있는 단거리 발사체의 발사에 대해 시시각각으로 실황 중계하듯이 보도하면서 ‘유감’을 표명하고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청와대 명의로까지 발표할 것이냐”며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것이 한반도 정세 관리와 향후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현명한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한국정부가 정말 우려해야 할 것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성능 향상이 아니라 계속 늘어나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와 중장거리 미사일”이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막고 북한이 협상과 평화공존의 ‘새로운 길’로 나오게 하기 위해 남북한과 미국, 중국 모두 수용 가능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北 의도, 대북정책 전환유도·존재감 과시·코로나19 내부 단속 등 분석

북한의 이날 발사 의도와 관련해 군 안팎에서는 △북·미협상 교착 상황에서 대북정책 전환 유도 △존재감 과시 또는 주도권 확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 상황에 따른 내부적 요인 △김 위원장의 리더십 과시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에스토니아 등 UN 안전보장이사회 유럽지역 5개국이 5일(현지시간) 북한의 지난 2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에 위반된다는 규탄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 성명에 대해 7일 담화를 내고 “미국의 사촉을 받은 나라들의 무분별한 처사는 우리의 중대한 또 다른 반응을 유발시킬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