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던 중 정차해 있던 뒤 차량과 부딪혀 사고가 났더라도, 뒤 차량이 경적을 울리지 않는 등 경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뒤 차량에 20%의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조상민 판사는 A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차량 수리 자기부담금 20만원을 돌려달라”고 낸 소송에서 “20%(4만원)를 뺀 80%(16만원)를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A씨의 차량은 지난해 5월 경기도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 주차장에서 후진하던 앞차와 부딪혔다.
당시 A씨는 차량의 속도를 내면서 앞차와의 간격이 가까워진 상태였고, 앞 차량이 주차하는 것을 확인한 뒤 정차해 있었다. 이후 앞 차량은 주차를 하기 위해 후진을 하면서 A씨 차량과 충돌했다.
A씨는 자신의 차를 수리하고 자기부담금 20만원을 지급했고, 사고에 과실이 없는 만큼 이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게도 20%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상대방 차량이 앞에 보이는 주차공간에 주차하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A씨의 차량이 무리하게 속도를 내 상대 차량과 공간을 좁혔다”며 “이렇게 공간이 좁아져 충돌할 위험이 있었음에도 상대 차량이 주차를 위해 후진하는데 A씨는 경적을 울리는 등으로 그 위험을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상대가 주차하는 과정에서 A씨 차량을 충격하리라는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도 A씨는 후진하는 등의 사고를 막기 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