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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베팅에도 푸르덴셜생명 우선협상자 미뤄지는 속내는

KB금융 베팅에도 푸르덴셜생명 우선협상자 미뤄지는 속내는

기사승인 2020. 03. 3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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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타워_사옥
푸르덴셜생명 본사.
푸르덴셜생명 매각 본입찰이 진행된 지 한 참 지났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KB금융그룹이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선정이 되지 않자 경쟁 입찰자인 사모펀드들과 입찰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매도자인 푸르덴셜생명 측이 매각가를 더 올리기 위해 가격경쟁을 붙이는 전략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보험업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은 데다 푸르덴셜생명의 규모나 수익성 면에서 가격을 올리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KB금융이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얘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진행된 푸르덴셜생명 매각 본일찰에 KB금융을 비롯해 한앤컴퍼니, IMM PE, MBK파트너스가 참여했지만, 지금까지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지 않고 있다.

이들 입찰 참여자 중 KB금융이 인수가격으로 2조4000억원을 제시해 경쟁 입찰자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중 IMM PE는 1조원 중반대의 가장 낮은 가격을 써냈다.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는 2조원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KB금융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와 2위 입찰자의 가격차이가 2000억원 이상이 나면 일반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되는데, 아직까지 우선협상대상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입찰 참여자간 가격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KB금융이 2조4000억원을 제시한 만큼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도 KB금융보다는 낮지만 근접한 가격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B금융 입장에선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긴 했지만, 보수적으로 판단했다면 인수전에 불리해질 수 있었다. 즉 비싸게 써 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한편, 일각에서는 푸르덴셜생명 측이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경쟁을 붙이는 ‘프로그레시브 딜’을 추진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미루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푸르덴셜생명이 M&A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저금리 기조에 따른 보험업황 악화와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하면 기대만큼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푸르덴셜생명은 자산 등 규모는 중위권인데다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KB금융 등 입찰 참여자들이 무리한 베팅을 하기에는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KB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추후 엑시트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한 가격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가격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에서도 KB금융이 유리한 상황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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