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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도 정책도 모르는 ‘아무도 관심없는 총선’

후보도 정책도 모르는 ‘아무도 관심없는 총선’

기사승인 2020. 03. 3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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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D-15
코로나19 사태로 깜깜이 선거
복잡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 한몫
선거 무관심으로 사상 최악 투표율 우려
민의 제대로 반영 못하면 대표성 논란 심각
4ㆍ15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 길이는?
대구시 달서구 한 인쇄업소에서 31일 인쇄된 4·15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무려 48.1cm가 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전투표가 1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말로 아무도 관심이 없는 희한한 총선이 되고 있다.”

4·15 총선이 1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무도 관심 없는 선거’가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유권자의 정치 혐오와 무관심이 겹쳐져 최악의 총선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선거 무관심으로 투표율이 낮아지고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선거 이후 대표성 논란까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인 코로나19 사태가 정치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꼽았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31일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코로나19로 모든 이슈가 몰리다 보니 총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면서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 정보도 부족하고 후보자가 유권자와 접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까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선거법·위성정당 논란…유권자 무관심 부추겨

개정된 선거법이 비례대표를 배정하는 방식이 너무 복잡해 유권자들의 정치 외면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크다. 이 과정에서 거대 양당이 꼼수를 동원해 위성 정당을 만드는 등 정치 혐오를 더욱 부채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비례대표 배정 계산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내가 던진 한 표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모르는 상태가 돼버렸다”면서 “직접선거에도 위배될 뿐 아니라 국민 투표권도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근본적으로 따지면 선거법이 문제가 돼 위성 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게끔 돼버렸고 유권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면서 “원죄는 선거법에 있고 더 올라간다면 그런 선거법을 왜 그렇게 급하게 통과시켰냐는 부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 혐오와 무관심이 커진 데 더해 정치권의 자정 노력도 유권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관옥 계명대 교수는 “코로나19가 가장 큰 이슈이지만 이것은 정치 외적 요소고 내부적으로는 국민들이 상당히 실망을 하고 있는 게 선거에 무관심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연비제 도입으로 정치권이 개선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지만 공천과 위성 정당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적 기대를 깨뜨렸다”면서 “인물 변화도 거의 없고 올드 보이들이 귀환하거나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오래된 선거 구호가 다시 나오는 것들로는 유권자들에게 신선함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후보 토론회·포스트 코로나 대책·선거일 연장으로 유권자 관심 높여야

전문가들은 후보 토론회 개최와 참신한 인물 발굴, 포스트 코로나19 공약 발굴 등을 통해 투표 참여율을 끌어올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선거일을 연장하거나 선거 당일 투표 마감 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늘리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교수는 “후보자 토론회를 늘려서 유권자에게 정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면서 “선거 유세가 많이 위축된 상황인데 정당의 공약 쟁점과 타당성을 점검할 기회를 제공해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옥 교수는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대중적 인지도와 참신함을 갖춘 인물을 내세우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라면서 “더욱이 이번 총선에서 정당들이 내세운 정책 중 유권자가 주목할 만한 내용이 거의 없다. 관심을 끌만한 이슈가 사실상 없다는 것”이라면서 정치권의 쇄신을 주문했다.

김형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각 당이 유권자의 기대 심리를 충족시킬 공약을 발굴해 선거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면서 “지금 이 시점까지 각 당의 비전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면 최악의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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