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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4대 금융지주 회장 해외투자 유치도 ‘비상’

코로나19에 4대 금융지주 회장 해외투자 유치도 ‘비상’

기사승인 2020. 04.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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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해외일정 모두 중단
신규 투자 유치·주가 부양 타격
사태 안정되면 적극행보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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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해외 기업설명회(IR) 일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상 주주총회가 끝나면 지주사 회장들은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주가 부양을 노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확산되는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발이 묶였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해외 IR 일정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언제 재개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작년 4월 캐나다 토론토 및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 만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올해는 해외 IR을 아예 가지 않기로 했다. 아쉽지만 화상 컨퍼런스콜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해외 IR을 활발히 다녔던 금융그룹 회장 중 한명이다. 취임 첫해인 2017년에는 22일간 싱가포르,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총 9개국 11개 도시를 방문하며 58개 해외투자자와 글로벌 기업들과 미팅을 했다. 그 결과 조 회장이 취임 후 아부다비 투자청, 말레이시아 고용연금 등 글로벌 연기금과 장기투자자를 주주로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IR 등 해외 출장길이 막힌 상황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작년만 해도 이맘때 홍콩과 호주를 방문해 해외 투자자들을 만났다. 작년 4월 호주 IR활동은 성과로 이어졌다. 당시 윤 회장의 IR 대상 중 한 곳이었던 프랭클린 리소시스는 KB금융 주식을 2차례에 걸쳐 매입해 지분율을 5.42%까지 늘렸다. 올해 역시 주총 직후 해외 IR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사태로 인해 투자자 유치 활동이 올스톱됐다.

작년 2월 상장한 우리금융의 경우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코로나19로 인해 발이 묶였다. 지난해 5월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밀집 지역인 홍콩과 일본 지역 IR을 통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내며 외국인 지분율을 2% 이상 높이기도 했었다. 올해도 해외 IR에 나서려고 했으나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연초 계획됐던 일정이 연기됐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적극적으로 국내외 IR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해외 투자자 유치 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영국 런던을 방문해 IR 활동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해는 모든 해외 일정이 중단된 상태다.

이들 금융지주 회장은 신규 투자자 유치 및 주가 부양을 위해 해외 IR를 적극 추진해왔다. CEO가 직접 투자자들을 만나면 신뢰를 높일 수 있고 투자 유치에도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일정은 사실상 올스톱 됐다. 평소대로라면 배당 정책, 실적 등이 확정되는 주총 이후 출장길에 오르기 때문에 연초부터 IR 계획을 수립해왔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지난 1월부터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계획조차 세울 수 없었다. 더구나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어 더욱 조심스러워진 상황이다. 만일 해외 방문하면 자가 격리 조치를 받아야 돼 경영공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지주사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이 요동치는데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0%대로 내려가면서 실적부진 우려감이 퍼졌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사 주가는 전년대비 20~40%씩 빠진 상태다. 우리금융지주의 이날 종가는 전년대비 47.8% 떨어진 7390원에 마감했다. 신한금융(2만6750원) 40.3%, 하나금융(2만2550원) 39.9%, KB금융(3만1700원)도 29.6%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의 방법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이미 지난달 26일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인수하면서 발행했던 주식을 소각했다. 손 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사주를 매입해 총 7만3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부사장 등 경영진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윤 회장도 지난달 20일 주총에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해외 일정은 올스톱된 상태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금융지주 회장들도 해외 IR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언제 진정될지 장담할 수 없어 어디로 갈지, 언제 갈지 확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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