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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중국·베트남 남중국해 갈등, 미국까지 가세

코로나19에도 중국·베트남 남중국해 갈등, 미국까지 가세

기사승인 2020. 04. 0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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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China Sea Watch <YONHAP NO-3386> (AP)
2018년 4월 남중국해 공해상에 진입한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모습. 시어도어 루즈벨트호는 지난달에 베트남에 입항하고 남중국해에서 기동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사진=AP·연합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중국과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해상 주권을 놓고 다시 충돌했다. 미국 국무부도 성명을 통해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른 국가들이 취약해진 상황을 이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충돌은 지난 2일 발생했다. 뚜오이쩨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새벽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인근 해상에서 중국 선박과 베트남 어선이 충돌해 베트남 어선이 침몰했다. 침몰된 어선에 탑승하고 있던 베트남 어부 8명이 중국 측에 의해 근처 섬에 억류됐고, 인근 해상에 있던 다른 베트남 어선 두 척이 이들을 구출하려 했으나 이들마저 함께 억류됐다가 같은 날 저녁에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베트남 어업협회는 즉시 중국 측을 비난하며 베트남 정부에 중국 측에 피해보상을 청구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3일 중국 해양경비대 측은 성명을 통해 “베트남 어선이 불법으로 해역에 들어왔고 물러가라는 명령도 거부했다”며 “해당 선박이 위험하게 기동하면서 경비정에 부딪힌 뒤에 침몰한 것”이라 설명하며 이번 사건에 대해 베트남 측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중국의 대응과 “해상에서 조업을 하는 어민들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위해 순찰을 늘려달라”는 어업협회의 호소에 베트남 외교부도 4일 성명을 통해 자국 어선을 침몰시킨 중국에 항의했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베트남은 남중국해에 대한 주권을 확인할 충분한 역사적·국제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며 “중국 선박의 행위는 베트남의 해상주권 침해와 베트남 어민들의 생명과 합법적인 조업을 위협하고, 재산에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항 대변인에 따르면 베트남 측은 중국에 어선을 침몰시킨 선박에 대한 엄격한 조사와 어민들의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과 중국이 남중국해 해상주권을 둘러싸고 다시 맞붙자 미국도 중국 비판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불법적인 해상 영유권을 주장하고, 동남아시아 이웃 국가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일련의 행위 중 최근 일”이라 지적하며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에도 분쟁 지역들에 새로운 연구 기지들을 발표하고, 특수 군용기까지 착륙시켰다”고 설명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중국이 세계적 팬데믹과 싸우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지원하고, 남중국해에서 불법적인 주장을 확대하려고 (코로나19로 인한) 다른 국가들의 혼란이나 취약한 상황을 악용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인공섬 건설 등을 통해 군사 기지화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베트남은 물론 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와 같은 주요 아세안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과 군사동맹을 강화하며 중국에 맞서고 있는 모양새지만, 미국이 코로나19 사태 수습으로 휘청거릴 동안 중국이 이 기회를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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