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비상장사 교보생명, 주식 물량이 풀린 원초적 배경은

[취재뒷담화]비상장사 교보생명, 주식 물량이 풀린 원초적 배경은

기사승인 2020. 04. 09.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임초롱
경제산업부 임초롱 기자
현재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분쟁중인 재무적 투자자(FI)들의 교보생명 지분 24% 물량은 외환위기(IMF) 때 파산한 대우그룹으로부터 사들인 물량이죠.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20년 가까이 교보생명 지분 11%를 보유했었는데요.

지금은 파산한 대우그룹이 총 35%가량의 지분으로 교보생명 2대 주주가 됐던 배경에는 서울 광화문을 대표하는 건물이 된 교보생명 본사 사옥이 자리합니다. 1980년 준공된 이 사옥에는 교보생명 창업주인 고 신용호 명예회장의 신념대로 세계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도 자리하며 종로 1번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 사옥을 대우그룹에서 맡아 지었다고 하네요. 공사대금으로 교보생명의 주식 일부를 넘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대우그룹이 파산하며 시장에 교보생명 주식 물량이 풀리게 되자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이를 사들입니다. 고인이 된 김 전 회장이 보유하던 주식도 대우그룹 파산에 따른 재산 추징으로 자산관리공사에서 관리하다가 공적자금 회수 목적으로 역시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흩어졌는데요. 현재 신 회장의 교보생명 지분율이 이미 경영권 확보 차원의 최소 수준인 3분의 1(33.78%)까지 내려온 상태라 시장에 다시 풀리면 지배구조에 위협적인 물량입니다.

신 회장이 선친으로부터 교보생명 경영권을 물려받을 때에도 18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교보생명 주식으로 물납했을 정도로 개인 재산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과거 교보생명 사옥도 주식으로 대납한 점 역시 신 회장 일가의 사재가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 대목입니다. FI와의 소송 끝에는 결국 신 회장이 교보생명 24% 지분에 대한 값을 내고 가져와야 하는데 말이죠. 교보생명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입니다.

신 명예회장은 독립운동가 출신이죠. 신 회장의 조부인 신예범 선생을 포함해 가족들 모두 항일 운동을 해온 것은 물론 독립운동 자금 조달 역할을 했던 집안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신 명예회장은 국민 교육·문학 진흥 등의 신념을 담아 1958년 자본금 2000만원으로 지금의 교보생명 전신인 대한교육보험을 세웠죠. 현재까지도 신 명예회장의 신념대로 대기업에선 유일하게 교보생명이 문학과 교육 관련 장학 등 사회공헌 사업에 후원하고 있는데요. 이 신념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교보생명의 경영권 안정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랍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