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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극상에 성희롱까지… 끝없는 軍기강 해이

[사설] 하극상에 성희롱까지… 끝없는 軍기강 해이

기사승인 2020. 04. 2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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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상병이 여군상관에게 야전삽을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하극상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군 검찰이 21일 사고를 일으킨 A상병(22)을 특수상해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한다. 육군에 따르면 A상병은 지난달 말부터 실시 중인 부대 내 사격훈련이 힘들어서 못하겠다며 중대장인 B대위에게 자주 불만을 털어놨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1일 B대위와 면담 도중 이 같은 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또 지난 15일에는 경기도 한 육군부대 간부 10여 명이 회식을 마친 뒤 일부 간부들이 2차로 노래방에 갔다가 이들 중 C중위가 민간인 여성에게 성추행을 한 사실이 드러나 군 당국이 수사 중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최근 군(軍)검찰은 남성장교를 강제 성추행한 육군부사관 4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했다.

군 장병들의 하극상이나 성추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사고가 날 때마다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어 “자정노력을 철저히 기울이라”고 주문하지만 효과가 있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국방부에 따르면 사병 등 군 하급자들이 상관에 대해 저지른 각종 죄로 입건된 건수는 지난 2013년 53건에서 2017년 229건으로 4년 만에 4.3배나 늘었다. 그럼에도 실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건수는 절반도 안 된다고 했다.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하급자들을 너그럽게 봐주는 군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간부들은 이런 사고에 연루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기 쉽고 감봉처분까지 받으면 전역 후 연금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고공개를 기피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이 때문에 군 간부들이 하급자들의 눈치를 보며 관심병사나 하급자들을 일찌감치 전역시키려 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2018년 군에서 부적합심사를 신청한 병사 수는 6214명이었고 이 중 98.5%인 6118명이 조기전역을 했다.

군은 사기를 먹고 사는 집단이다. 적이 불분명하면 국방태세가 느슨해지고 기강도 흐트러지는 것이다. 군 당국이 목표 의식부터 바로잡아야 군의 사기도 오르고 기강도 바로 설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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