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LG화학, 인도 공장 가스 누출 사고 수습에 ‘고군분투’

LG화학, 인도 공장 가스 누출 사고 수습에 ‘고군분투’

기사승인 2020. 05. 11.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정선기 법인장 사고 즉시 비대위 구성
사망자·피해자 파악하고 지원책 마련
주민들 공장 앞에서 폐쇄 요구 시위
81억원 공탁금 등 대규모 소송 우려
"공장 안정화·피해자 지원나설 것"
clip20200510180949
LG화학이 인도공장 가스 누출사고와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 사고 수습에 전력을 쏟고 있다. 지난 7일 (현지시간) LG화학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스타이렌 가스가 누출돼 최소 주민 12명이 사망하고 약 1000명이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LG화학은 즉시 200여 명에 달하는 비대위를 구성해 사망자와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현지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규제로 한국의 지원 병력이 현지로 갈 수 없다는 점이다. 비대위에 있는 인원들은 모두 현지 인원으로 정선기 LG폴리머스 법인장이 대책본부장으로서 사고 수습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현지 주민들은 LG폴리머스 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장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을 뿐 아니라 LG화학 측에 80억원의 공탁금을 법원에 내라고 한 상황이다. 앞으로 현지서 소송은 물론 시위가 계속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로 인해 LG화학은 금전적인 손해는 물론 기업 이미지 실추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한국 기업 다수가 진출해 있는 인도에서 국가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유가족 및 피해자 분들을 돕기 위한 전담조직을 꾸려 사망자 장례지원, 입원자 및 피해자 의료·생활용품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지난 3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국 봉쇄 조치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었다. 이번 사고로 재가동 지연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은 물론이고, 합의금 부상자 관련 위로금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추후 재무 상황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현재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자 지원에 나선 데 이어 최고 경영자인 신학철 부회장의 방문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입국 규제로 방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LG폴리머스는 1961년 설립된 인도 최대 폴리스타이렌 수지 제조업체인 힌두스탄 폴리머를 LG화학이 1996년 인수한 뒤 사명을 바꾼 회사다. 66만㎡ 규모에 근무 직원은 300여 명으로 이 중 한국 주재원은 5~6명이다. 해당 법인의 2019년 기준 매출액은 2228억원, 당기순손익 63억원이다. 지난 한 해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액 14조9979억원 대비 1.5% 비중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사망 유가족과의 합의와 부상자 관련 위로금 지급 등 추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가동중단에 따른 연간 손익감소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는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아 ‘포스트 차이나’라고 불리는 곳으로 삼성과 효성 등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시장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고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나빠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인도 내 ‘혐한론’이 불거질 우려 등 국가적 차원에서도 좋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신속한 현장 수습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 인도 현지에서 대규모 시위와 함께 잇따른 소송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인도 현지에서는 LG폴리머스 공장 앞에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대규모 시위가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환경재판소는 LG폴리머스인디아 측에 5억 루피(한화 81억원)를 공탁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LG화학 측은 “공장 안정화에 주력하는 한편, 최우선적으로 유가족 및 피해자분들을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부기관과 함께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종합적인 케어 프로그램을 만들어 곧바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는 지난 7일 GPPS공장 부근 SM 저장탱크의 유증기 누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공장의 가스 누출은 통제된 상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