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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저널리즘의 새로운 기회

[이효성 칼럼] 저널리즘의 새로운 기회

기사승인 2020. 05. 2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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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자문위원장, 전 성균관대 언론학 교수·방송통신위원장
신문 위기는 '신문지 위기' 일뿐 '저널리즘 위기' 아니다
'신생 신문' 사실에 기초해 진실·공정하면 저널리즘 주도
이효성 자문위원장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자문위원장
오늘날 신문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확실히 신문의 구독자가 줄고 따라서 발행부수도 많이 줄었다. 그런 경향이 멈출 것 같지도 않다. 이런 점에서는 신문이 위기에 처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신문에서 저널리즘의 산물, 즉 뉴스와 의견 등의 기사를 보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신문 구독이 줄었다고 해서 사람들이 저널리즘의 산물인 사실에 기초한 뉴스나 정제된 의견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저널리즘의 산물을 신문지를 통해서 읽지 않을 뿐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히 젊은이들은, 신문지를 통해서가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과거 신문이 전하던 저널리즘의 산물을 접한다. 특히 온라인이 모바일 폰에 수용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폰을 통해 뉴스와 의견을 읽을 수 있게 됐기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저널리즘의 산물을 수용한다. 과거 종이 신문을 읽던 습관이 배어 있는 노년층의 일부는 아직도 종이 신문을 읽지만 그 세대가 사라지면 종이 신문은 아예 사라질지도 모른다. 반면에 온라인을 통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신문이 전하던 내용인 저널리즘의 산물을 수용할 수 있기에 저널리즘은 더 유리한 여건을 맞이했다고 할 수 있다.

‘신문지 위기’일뿐 ‘저널리즘 위기’ 아니다

사람들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자 하는 호기심이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알기 위해 뉴스와 의견이라는 콘텐츠, 즉 저널리즘의 산물을 필요로 했고, 하고 있고, 할 것이다. 그래서 저널리즘은 오랜 역사를 갖고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신문의 위기는 신문지의 위기일 뿐이지 저널리즘의 위기가 아니다. 저널리즘은 온라인과 모바일 폰이라는 훨씬 더 효율적인 전달 수단을 만나 더 발전할 가능성이 증대했다. 오히려 저널리즘은 온라인에 의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뉴스’는 ‘새로운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새로운 것이라고 다 뉴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뉴스는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거나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중요한 것이면서 사실에 기초해 진실하고 공정하고 독립적이고 품위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그래야 신문이 독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따라서 독자들을 더 늘려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들의 신뢰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거의 최하위에 속할 정도로 낮다.

‘신생 신문’ 진실·공정하면 저널리즘 주도

더구나 우리의 거대 신문들은 오프라인 시대에 성장한 신문들이라서 온라인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구조를 갖고 있다. 예컨대 전체 인력이, 특히 생산 인력에 비해 지원 인력이, 지나치게 많고 그에 따라 비용구조도 비정상적인 데다 권력기구로 구실했던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그들 신문과 그 조직원들의 관성과 관념과 문화 때문에 그 조직을 온라인 시대에 맞게 철저히 혁신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장비와 인력과 봉급을 유지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때로는 지나치게 편향적인 논조를 보이고 심지어는 사실과 진실을 왜곡하거나 조작하기도 한다. 그래서 점점 더 많은 독자를 잃어가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기존의 신문들보다는 온라인 시대에 탄생한 신생 신문들에 더 큰 발전의 기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온라인 환경에 맞춰 신문사의 구조와 인력과 장비가 효율적으로 배치돼 있고, 또 새로운 변화에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신생 신문들이 중요한 사안을 잘 파악하고 사실에 기초해 진실하고 공정하고 독립적이고 품위 있는 고품질의 기사를 생산한다면 저널리즘의 질에서, 그리고 그런 기사를 생산하는 효율성에서, 기존의 신문보다 훨씬 더 앞서게 될 것이고, 따라서 우리의 저널리즘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신생 신문사에 거는 독자와 사람들의 기대와 바람일 것이다. 신생 신문사와 그 종사자들이 우리의 저널리즘을 이끌어 간다는 소명의식으로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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