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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의 ‘통미봉남’ 노골화… 한미관계 강화해야

[사설] 북의 ‘통미봉남’ 노골화… 한미관계 강화해야

기사승인 2019. 08. 1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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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비핵화 대화에서 미국을 직접 상대하고, 우리를 배제하려는 시도가 눈에 훤히 보인다. 미국도 일련의 행동에서 북한에 맞장구를 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북한은 각종 성명과 매체를 통해 연일 미국과 직접 대화를 외치고, 남측과는 대화도 하지 않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해대고 있다. 우리로서는 불쾌하기도 하고, 우려도 된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담화 후 바로 문 대통령을 ‘삶은 소대가리’라는 모욕적인 말로 비난하고, 앞으로 대화를 하더라도 남한은 상대하지 않고 미국과 직접 만나겠다고 했다. 비핵화 대화에서 남측을 따돌리겠다는 것인데 전형적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다. 미사일을 쏘면서도 미국과 대화하겠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북한의 이런 오만한 태도는 남측으로부터 얻을 게 없고, 미국과 담판을 하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평화경제’ 등을 강조하며 남북대화에 목마른 문 대통령을 더 조급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문 대통령, 북·미 대화를 내년 재선에 활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김 위원장이 훤히 꿰고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만나자는 트윗을 한지 10분 만에 전화가 왔다고 자랑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쏴대도 단거리 미사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면서 늘 하는 얘기가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고 한다. 심지어 문 대통령의 말을 흉내까지 낸다. 트럼프의 이런 모습은 김정은에게 남한을 제쳐놔도 된다는 아주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전자·촉진자·중재자 역할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재 모습은 그런 형국이 아니다. 비핵화가 북·미 정상 간 담판에 의존할 경우 문 대통령의 입지는 점점 좁아진다. 비핵화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북한에 매달리기보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게 지혜로운 처신이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한·미관계가 튼튼해야 한다는 것은 외교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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