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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이 아닌 ‘창조의 결과물’로 바라보길…

[칼럼]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이 아닌 ‘창조의 결과물’로 바라보길…

기사승인 2019. 07. 13.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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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AF 방중혁 집행위원장
방중혁 SICAF 조직위원장
문화산업은 오래 전부터 굴뚝 없는 산업 혹은 미래 산업이라 불리며 커다란 주목을 받아왔고, 그 범주 속에 영화·연극·드라마·음악·게임 그리고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 분야가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처음 우리나라에서 문화산업이 사회적 관심을 받을 때만 해도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가장 중요하고 핵심이 되는 문화콘텐츠였다. 특히 One-Source Multi-Use 콘텐츠로 캐릭터·게임, 그리고 테마파크 등 파생산업으로의 파급력과 일자리 창출효과를 고려할 때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라 평가했다. 또한 만화 애니메이션은 그 영역을 교육·문화축제 등으로 확장해 대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23년 역사의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참여한 시민들이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애니메이션·캐릭터 산업의 매출액은 2016년도부터 등락을 거듭하다가 2018년 상반기 상승세에 들어선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수치로서 애니메이션·캐릭터 산업 종사자수 3.7% 증가와 함께 낙관적인 지표를 보여준다. 콘텐츠기업경영체감도 역시 2018년 하반기 업황 개선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매출·투자·자금사정은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왜 현실과 전망 사이에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애니메이션 콘텐츠 수출이 증가하는 낙관적 상황에도 만화산업과 애니메이션산업은 힘들고 미래가 불확실한 입장에 놓여 있다. 왜일까?

한국 극장 애니메이션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동 대상 애니메이션 시장의 입지에는 비교할 수 없이 위축돼 있다. 만화 애니메이션이 어린이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의 다양성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인식이 아직 부족한 듯하다. 한때 수많은 대학교에서 신생 학과로 각광받던 만화·애니메이션 전공은 콘텐츠·미디어 등의 이름으로 통합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많은 관련 회사들은 게임·광고 제작으로 돈을 벌고 수익을 애니메이션 제작에 투자하는 자가 발전적 형태를 유지하기도 한다. 애니메이션 제작만으로는 지탱하기 힘든 실상을 반영한 것이다. 만화 애니메이션은 우리를 꿈꾸게 하지만 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는 끈질기게 극복해야 하는 난제인 것이다. 그래서 한국 만화 애니메이션의 문화 만들기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산업 이전에 인간의 감성과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창조의 결과물이며 문화예술임을 상기하고자 한다. 산업적 가치 외에도 만화·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교육적 가치·예술적 가치·문화적 가치 등을 간과해서는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성장하기 힘들다고 본다.

따라서 오로지 ‘산업’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콘텐츠가 지니고 있는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한 단계 높은 층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방중혁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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