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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SS, 재도약해 위상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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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SS, 재도약해 위상 찾아야

기사승인 2019. 07. 1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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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희(연대 특임교수)
우태희 연세대학교 특임교수
작년 가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국제 콘퍼런스(FAFEKA)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정책에 관해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 이 회의는 매년 아시아·태평양지역 전력사업자들이 기술발전 동향과 해외수주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필자는 한국의 ESS 보급규모가 1년 사이 20배나 급증해 ESS 최대 보급국가가 되었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참석자들은 도대체 무슨 정책을 썼기에 이런 성과를 냈는지, 비결은 무엇인지 질문이 쇄도했다. 전기요금 할인특례, 태양광 연계 시 최고가점(REC) 부여 등 다양한 지원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토론자들은 한국은 무슨 일이든지 시작하면 성공한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ESS 보급신화는 채 1년도 가지 못했다. ESS 화재가 23차례나 발생해 전체 사업장의 35%가 가동 중단되고 신규투자가 멈췄기 때문이다. 민관합동조사위원회가 5개월간 조사한 결과 전기충격 차단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소홀, 설치 부주의 등 여러 원인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앞으로 소방기준을 신설하고 ESS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화재원인이 부정확하다는 의견부터 뒤늦은 안전관리강화는 사후약방문격이라는 등 비판이 이어졌다.

모두 일리 있는 비판이지만, 분명한 것은 ESS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전략산업이라는 점이다. ESS는 단순히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 필요할 때 쓰는 장치가 아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 안정된 전력공급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에너지신산업의 기초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가상발전소(VPP), 수요관리(DR), 전기차 연계(V2G)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진화하고 있는 에너지신산업을 뒷받침하려면 우리나라가 ESS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야 한다. 비록 화재로 일보 후퇴했지만 잘 극복해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선, 이번 사태를 ESS 경쟁력 제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작년 말 누계로 1490개 사업장에 4.7GWh ESS를 보급했다. 전세계 시장(12GWh)의 1/3 이상을 우리가 창출해 낸 것이다. 한국시장이 커지자 BYD·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진출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직 효율과 성능 면에서 국산배터리가 앞서지만, 지속적 기술개발 없이는 우위를 지킬 수 없다. 우리가 취약한 시스템통합(SI)·배터리관리(BEMS)·전력전환(PCS) 등을 잘 발전시켜 질적인 도약을 이뤄야 한다.

또한, 2030년 지금의 15배(180GWh) 규모로 커질 글로벌 ESS 시장의 국제표준을 선점해야 하는데, 이번 화재로 얻은 경험과 데이터가 도움이 되기 바란다. 예컨대 방화기준의 경우 지금은 미국 방화협회(NFPA)가 설정한 이격거리(3ft 이상)와 최대용량(600kWh 이하)을 원용하고 있지만, 보다 융통성이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ESS 화재는 한번 발생하면 열 폭주 반응과 연쇄 폭발로 화염이 최대 1100℃에 이르러 전소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데, 새로운 형태의 소화기 제안도 가능하다. 새 국제표준을 선점해 치고 나가야 해외시장에서 국내 업체에 대한 불신을 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화재가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번 발표로 배터리 제조사들은 법적 책임에서 일부 벗어나게 되었지만, 도덕적 책임까지 면제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ESS가 건물과 가정용으로 보급되려면 안전성과 효율성을 모두 갖춘 혁신적인 모델이 나와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ESS업계는 안전관리뿐만 아니라 신규투자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 ESS산업이 권토중래(捲土重來)의 자세로 그 중요성에 걸맞게 새 위상을 되찾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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