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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새’가 되어버린 중소기업을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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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새’가 되어버린 중소기업을 아시오?

기사승인 2019. 07.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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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의 온고지신]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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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 성장기업팀장
# 1960년대부터 활동했던 가수 송창식은 반백년이 넘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천재 뮤지션’으로 평가받는다. 한 음악평론가는 “가왕 조용필의 맞은편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단 한 명의 가수”로 송창식을 거론할 정도다.

그가 1976년에 발표한 ‘새는’이라는 노래가 있다. 일부 송창식 마니아들은 이곡을 그가 부른 노래 중 ‘음악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곡’으로 꼽기도 한다.

새는 노래하는 의미도 모르면서 자꾸만 노래를 한다
새는 날아가는 곳도 모르면서 자꾸만 날아간다

남녀의 사랑이 이렇지 않은가. 상대방의 존재만으로도 이유 없이 슬퍼지고, 기뻐지기도 행복해지기도 하고, 늘 보고 싶고, 그 사람을 위해 노래하고 싶고…

이처럼 ‘새는’은 ‘본능’적으로 서로에게 끌릴 수밖에 없는 이성간의 사랑을 표현한 노래다.

하지만 발표된 지 44년도 더 된 2019년 7월, 이 노래는 전혀 다른 뜻으로 다가온다.

왜?

# 최근 취재를 위해 만난 대다수 기업들이 가사에 나오는 ‘새’처럼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서는 기업 활동의 본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어쩔 수 없이 ‘본능’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자주 접하는 증상 중 하나.

힘들다는 말만 남발한다. 비전이나 보람, 사명(使命)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직원들, 가족들 생각에 어쩔 수 없이 사업을 하고 있다고 답하는 비율도 상당하다.

이들에게 감지되는 건 반복된 무기력뿐이다. 작은 희망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당장 내일을 보장할 수 없는 절망감이 “해야 한다”는 의지조차 말살시키고 있었다.

일반화의 오류일까. 불편하지만 진실이다.

이런 풍토가 오래되면 우리나라에도 ‘애플’이나 ‘아마존’같은 기업이 나올 수 없다. 즐겁지 않은 일을 과연 누가하려 할 것인가.

# 기업의 기본은 생산성 향상이다. 돈을 벌어 투자하고 고용한 후, 다시 돈을 버는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투자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람을 채용할 엄두도 내지 않는다. 잔뜩 움츠리고만 있다. 전진·도전·개혁이라는 공격적인 자세는 완전히 사라졌다.

심지어 기업 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목격한다. 기업 규모를 키울수록 감싸는 규제가 많아진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에서다.

많은 기업인들이 최소한의 경제활동만을 영위하고 있다는 생각만 든다.

기업들, 소유경영자들의 생각과 행동이 ‘새’같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경기 악순환, 기업의 사기를 꺾는 정책, 위정자들의 협박 등이 겹치면서 중소기업들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새’ 아니 ‘박제’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제조 대기업의 ‘코리아 엑소더스’는 현실이 되고 있다. 법인세는 늘어나고 상속조차 쉽지 않다. 노조의 입김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주 52시간제에 따른 후폭풍은 올해도 계속될 것임이 자명하다. 이미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한 외주화, 신규채용 중단, 시간제 근로자 확대 등에 나서고 있다.

# 일본 무역제제는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기중앙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가 지속될 경우 6개월도 버티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잘되고 안 되고의 문제를 넘어섰다.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어떠한 형태로든 활로를 뚫어야 한다.

이런데도 정부는 기업들과는 전혀 동떨어진 시각을 갖고 있다. “수입처를 다변화할 것”, “일본에 의존한 우리 산업구조를 바꿔나갈 것”

옳은 말이다. 문제는 정부가 원하는 산업생태계가 구축되기 위해선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현재의 중소기업들이 다 죽어버린 다음에 산업구조를 바꾼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 스스로 ‘새’처럼 행동하고 있다. 정부가 명확한 비전과 희망을 내놓지 않는다면 더 많은 기업들이 스스로 ‘새’가 되려 할 것이다./최성록 성장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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