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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기업의 RE100 동참이 필요하다

[칼럼]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기업의 RE100 동참이 필요하다

기사승인 2019. 10.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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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간사
미세먼지에 따른 피해는 한순간에 그치지 않는다. 미세먼지는 한번 몰려오면 좀체 가라앉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린이·노인·임산부와 옥외 노동자 같은 사회 취약계층이 미세먼지 노출에서 더 취약하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국가기후환경회의)’를 출범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 전 총장은 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운 일상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10월 7일 발표된 국가기후환경회의의 ‘국민정책제안’ 보고서를 보면 이 말이 지켜지는 데는 우리 모두의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보고서는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크게 8개 부문(산업, 발전, 수송, 일상생활 부문의 배출량 감소 정책과 보건영역, 국제부문, 예보 강화, 국민행동 권고사항)의 정책 시행을 제안하고 있다. 기존 정책들을 종합하여 발전시켰다는 의미는 크지만 ‘담대하다’는 자평에 동의하기 어렵다. 기재부 등 5개 부처 장관에 여야 5당 측 인사, 지자체장까지 많은 책임있는 사람들이 참여해 내놓은 결과물이라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보고서를 들여다보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보고서의 정책 제언은 기존 정책의 보완 및 되풀이 수준이라고 할지라도, 보고서에 담긴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현황 파악은 종합적이고 자세하기 때문이다. 또 보고서가 뜬구름 잡기 수준에 머물 수 있는 해외유입 미세먼지 대책보다는 국내 발생 미세먼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도 다행스럽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미세먼지 배출의 기여율은 산업부문이 41%(14만2864톤)를 차지한다. 이어서 수송 29%(10만877톤), 생활 18%(6만2062톤), 발전 12%(4만1475톤) 순이다. 결국 화석연료의 사용을 중단하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에 대한 법 집행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한다는 당연한 결론이 나온다.

우리 산업은 초고도 압축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 OECD 국가 중 1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라는 오명을 함께 얻었다. 한국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환경운동가들의 비판 앞에서 떳떳하기 어렵다.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말 화석연료의 사용을 획기적인 수준에서 줄여야한다. 그럼에도 보고서 222쪽을 통틀어 단 한번 RE100을 언급한다. 내용도 ‘기업들의 RE100 실천을 독려해야 한다’는 수준이다.

아마존·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실천 중인 ‘RE100’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산업부가 최근 녹색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나, 한국의 낮은 재생에너지 보급률(총발전량 중 3.8%)로 인한 한계가 뚜렷하다.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부터, 태양광기업인 신성이엔지 등이 RE100에 동참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인정제도 시범사업’ 참여를 준비 중이다.

이제 시범사업에 돌입하는 ‘재생에너지 사용인정제도’는 기존 RE100 참여가 어렵던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공단이 도입하는 제도다. 산업부가 준비중인 녹색요금제 등 늦었지만 제도 개선을 서두르고,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를 넘어 참여를 요구해야 한다.

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여럿이다. 개인이 1회용품 사용을 중단하는 일은 의미가 크다. 하지만 화석연료의 사용을 멈추고 산업계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지난 23일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재생에너지총회 기조연설에서 반기문 위원장은 “전례없는 상황에 맞춘 전례없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바로 다음 연사였던 청소년기후행동의 김도현 학생은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한국 국민으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싶지 않다”며 “청소년들 외침에 응답하고 즉시 행동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이제 모두 함께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전례없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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