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눈] 장사는 면세점이, 잇속은 中따이공이…

[기자의눈] 장사는 면세점이, 잇속은 中따이공이…

기사승인 2019. 04. 25.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지훈 기자
이지훈 생활과학부 기자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이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한 5조6189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으로 매출 하락이 우려됐지만 말 그대로 우려에 그친 모습이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에서는 상승곡선을 그리는 매출에 비해 수익이 신통치 않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면세점 간 송객수수료 과당 경쟁으로 매출이 수익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 송객수수료는 해외 단체관광객이나 따이공(代工, 중국인 대리구매상) 모객을 대가로 면세점이 여행사나 가이드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를 말한다.

국내 면세점들은 통상적으로 20% 내외의 송객수수료를 여행사 등에게 지급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송객수수료는 전년대비 약 14.8% 증가한 1조318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년 1조원 이상의 금액이 수수료 명목으로 지출되는 것이다.

송객수수료 외에도 롯데·신라·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이 따이공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선불카드 혜택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구매액이 커질수록 혜택도 많아지는 선불카드는 바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따이공들이 선호한다.

업계에 따르면 송객수수료에 선불카드까지 더하면 구매액의 약 30%가 중국여행사 등에게 흘러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속담처럼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받아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면세점들이 출혈을 감수하고 경쟁에 나서는 이유가 있다. 규모의 경제라 불리는 면세업의 특성상 높은 매출규모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는데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면세업의 가장 큰 취지가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란 점을 감안할 때 따이공만 가득한 면세점의 모습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면세업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눈앞의 매출에만 급급한 과당경쟁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