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민경갑(1933~2018)은 동양적인 격조의 세계를 새로운 회화방식으로 소화해 독창적인 한국화 양식을 개척했다.
동양화의 전통적인 관념을 타파하고 비구상 및 반추상 등 조형·양식적으로 과감한 시도를 통해 한국화단의 신선한 발전을 이끌었다.
작가는 한국적인 매체를 통해 한국인의 정신을 표현하는 것이 한국화의 길이라고 여겼으며, 이런 생각으로 평생 다룬 주제가 ‘자연’이었다.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생성과 소멸이 순리처럼 이뤄지고, 일체의 기교와 인위가 없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한국인의 정신적 원형과 자신의 예술세계 근본을 찾으려 했다.
작가는 화선지와 묵, 천연안료 같은 전통적 재료를 사용하면서 현대적인 조형감각으로 투명하고 깊이 있는 한국화의 색감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