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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재홍 “‘해치지않아’로 2020년 시작, 새로운 맛 가진 작품 하고 싶어요”

[인터뷰] 안재홍 “‘해치지않아’로 2020년 시작, 새로운 맛 가진 작품 하고 싶어요”

기사승인 2020. 01. 0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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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지않아' 안재홍
‘해치지않아’ 안재홍/제공=제이와이드 컴퍼니
15일 개봉하는 영화 ‘해치지 않아’(감독 손재곤)에서 안재홍은 생애 첫 타이틀롤을 맡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떨린다고 했다.

‘해치지 않아’는 망하기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의 원장과 직원들이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안재홍은 동물원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생계형 변호사 ‘태수’ 역을 맡았다. 태수는 동산파크가 동물이 없는 동물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직원들과 함께 동물의 탈을 쓰고 동물 행세를 하며 동물원 살리기에 나선다. 코믹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을 다한 이들의 도전은 정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보여준다.

이 부분이 안재홍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자신과 닮아있는 태수에게 애착이 갔다고 했다.

“태수를 보면 볼수록 저와 닮아 있었어요. 절박함으로부터 비롯된 예민함이나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쓰는 태수의 모습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태수가 동산파크를 정상화하라는 미션을 받은 것처럼 이 영화가 제게는 거대한 미션처럼 느껴졌어요. 첫 타이틀롤을 맡았기 때문에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마치 태수처럼요.”

안재홍의 트레이드 마크는 무심한 듯 조용히 내뱉고 행동하는 특유의 코믹연기다. 결코 과장 되지 않고 현실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사실적인 연기로 웃음을 주는 것이 그의 매력이다.

“코믹 연기라고 꼭 눈에 힘을 주고 재미있게 표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번 영화에서는 오히려 사실적인 표현이 재미를 높여요. 변호사라고 하면 ‘성공했다’고 생각하잖아요.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갈망, 불안함, 성취감 등을 많이 느꼈을 것이라 생각했죠. 태수가 더욱 발버둥을 쳐야 관객에게 이야기가 더 잘 전달될 것 같았어요. 태수는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인물이에요. 단순히 재미를 위해 힘을 주어 연기하는 것 보다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해치지않아' 안재홍 스틸
‘해치지않아’ 안재홍 스틸/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직원들은 동산파크를 살리기 위해 북극곰, 고릴라, 사자, 나무늘보, 기린의 탈을 쓰고 동물인 척 연기한다. 안재홍은 “황당한 이야기지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물의 정교해야 한다. 실제로 촬영장에서 만난 동물 탈은 상상이상으로 잘 만들어졌다. 동물원에서 봤다면 ‘진짜 동물’로 믿을 정도였다.

“인형 탈은 동물당 3, 4개월 공을 들여야 만들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 이것들이 어떻게 제작될 지 관심이 많았죠. 처음에 고릴라 탈이 촬영장에 도착했는데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보자마자 “되겠다”고 말했어요. 기린 탈을 보고는 진짜 기린들이 반응할 정도였죠. 방사장에 기린 탈을 세워 뒀는데 기린들이 탈에 관심을 갖고 천천히 다가왔죠.”

MBC 예능프로그램인 ‘복면가왕’에 출연한 가수들은 복면 속에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노래 실력을 마음껏 뽐낸다. 복면으로 인해 생긴 용기와 자신감 때문이다. 안재홍은 북극곰의 탈을 쓰고 카메라 앞에 섰다. 용기와 자신감이 충만했다. 오히려 영화 속 태수를 잘 표현하기 위해 감정을 조절해야 했다.

“탈을 쓰니 기분이 묘했어요. 가면, 탈을 쓰면 자신을 감출 수 있으니 신이 나더라고요. 언제 또 이런걸 해보겠어요. 그러나 탈을 쓴 태수는 신나지 않다는 사시을 항상 떠올렸죠.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탈을 쓴 태수는 어떤 마음일까. 이런 생각으로 촬영을 했어요.”

탈을 쓰고 연기하느라 시야 확보와 탈의 무게를 견디는 것이 힘들었다. 안재홍은 “동물탈을 쓰니 시야 때문에 연기하기가 힘들더라고요. 눈 부분의 위치가 달라 감을 익히는데 어려웠어요. 그럼에도 시선에 따라 다양한 북극곰의 표정을 잘 담고 싶었어요.”

영화에서 ‘콜라를 마시는 북극곰’의 모습은 하이라이트다. 안재홍은 역시 “동물원에 온 관객들 앞에서 많은 음료수 중 콜라를 집어내고 마시는 장면이 재미있었다”고 했다. 이어 “‘동물 농장’에 나올법한 이야기잖아요. 콜라를 마시고 관객들의 환호를 얻었을 때 짜릿했어요”라며 “간접광고(PPL)는 아니다”고 웃음을 보였다.

1월 극장가는 ‘해치지않아’를 비롯해 동물 영화 대전이 펼쳐진다. 비슷한 시기에 동물을 소재로한 영화들이 개봉되는 건 이례적이다. 그러나 ‘해치지않아’는 다른 동물 영화가 다른 점이 있다고 안재홍은 얘기했다.

“동물이 등장하지 않는게 다른 동물 영화들과 차이점이에요. 사람이 동물을 연기한다는 설정이 신선하죠. 현시대의 동물원의 문제와 동물권 등 이야기를 숨겨 놓은 것 같아요. 대놓고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 ‘우리도 한 번 생각해볼까요?’라고 건네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다가오죠. 가족, 친구, 아이들 등 누구와 봐도 좋은 영화에요.”

안재홍은 ‘해치지 않아’에 이어 내달 영화 ‘사냥의 시간’ 개봉도 앞두고 있다. 또 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 아르헨티나’로 대중들과 만난다. 2020년을 책임지겠다는 다짐과 함께 올해는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

“‘사냥의 시간’은 완전히 결이 다른 작품이고, ‘트래블러’는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인간’ 안재홍으로서 계획은 영어 공부를 해야겠어요. 매년 세우는 목표죠. 아르헨티나에 갔다 오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기자로서는 다양하고 새로운 맛을 가진 작품을 반갑게 만나고 싶어요.”

'해치지않아' 안재홍
‘해치지않아’ 안재홍 인터뷰/제공=제이와이드 컴퍼니
'해치지않아' 안재홍
‘해치지않아’ 안재홍 인터뷰/제공=제이와이드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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