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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로비’와 ‘채용비리’로 얼룩진 中사업 실체 드러나..

도이체방크, ‘로비’와 ‘채용비리’로 얼룩진 中사업 실체 드러나..

기사승인 2019. 10. 1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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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프랑크푸르트
중국 불법로비 스캔들에 휩사인 도이체방크 프랑크푸르트 오피스/출처=도이체방크 공식 페이스북
독일 최대규모 은행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중국 사업 확장 과정에서 채용비리 및 불법로비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요제프 아커만 전(前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문건이 폭로되자 중국에서 벌인 사업의 일부였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SZ)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제휴 보도를 통해 도이체방크의 중국 내 불법로비와 채용비리 내역이 담긴 15년간의 자료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쥐트도이체 차이퉁에서 공개한 문건은 기밀 문서 외 내부 조사보고서와 이메일, 고위 임원과의 인터뷰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2002년부터 도이체방크가 중국 재계인사와 공산당 고위 관계자를 대상으로 행한 각종 채용비리 및 불법로비 정황이 상세히 담겨 있다.

자료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공산당 고위층 가족과 친척들, 국유 기업 관리자의 자녀 등을 100명 이상 채용했다. 이 중에는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딸과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딸도 포함돼 있다. 왕양 주석은 중국 공산당내 서열 4위, 리잔수 위원장장은 서열 3위의 정치계 고위 인사다.

문건에는 도이체방크가 2002년 당시 최고경영자였던 요제프 아커만과 장쩌민 국가주석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컨설팅회사에 10만달러(약 1억8000만원)를 건넸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하지만 아커만 전 최고경영자는 이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시 장쩌민 전(前 )국가주석과의 만남에 ‘특별한’ 선물을 건넨 기억이 없으며 도이체방크 측이 컨설팅 회사에 비용을 지불한 사실에 대해서도 일체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고가의 선물 로비도 포착됐다. 도이체방크는 중국 고위층에게 1만5000달러 상당의 크리스탈 호랑이와 고가의 음향 시스템, 텔레비전, 소파 등을 선물했으며 초호화 여행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 쩡페이옌 국가부주석, 왕치산 현 국가부주석 등도 로비를 받은 고위층 명단에 올랐다. 2005년 당시 국무원 총리였던 원자바오와의 비리 의혹은 특히 민감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도이체방크는 당시 원자바오 총리 아들의 친구이자 원자바오 부인에게 고용돼 있었던 컨설턴트와 계약을 맺었다. 컨설턴트의 임무는 중국 화샤 은행의 지분 10%를 도이체방크가 매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고 이 매수건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미 지난 8월 러시아와 중국의 고위 공직자 자녀 채용비리와 관련해 도이체방크에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로 1600만달러(약 1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아커만 전 최고경영자는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 사업하는 일의 일부였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도이체방크 본사 측은 “과거 의혹과 관련해 200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철저한 내부 조사를 실시했으며 해당 당국에 특정 부정 행의를 보고했다.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는 SEC와 약정한 바에 따라 정책과 감사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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