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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이사제, 혁신성장 정책과 부합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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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이사제, 혁신성장 정책과 부합하기 어렵다

기사승인 2017. 11. 1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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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불확실하다. 어쩌면 갈고닦은 기예보다 운이 결과를 좌우하는지 모른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그렇다고 기예를 갈고닦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기업가정신 이론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는 이런 불확실성을 어깨에 짊어지고 최종책임을 지는 것을 기업가정신의 요체로 보았다. 이런 불확실성은 복권을 살 때 당첨될 확률이 낮은 것과는 성질이 다르다. 복권 구매는 최소한 당첨 확률을 미리 알 수 있지만 사업의 시작은 성공을 거둘지, 혹은 얼마나 성공하거나 실패할지 그 확률을 계산하려는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그래서 사업실패에 대한 보험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정부는 혁신성장을 경제정책의 중요한 한 축으로 내세웠다. 그런 혁신성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 기업이든 창업 기업이든 그 기업의 기업가들이 신기술,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 새로운 조직 등을 도전적으로 실험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나이트 형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뛰어난 인재들이 안정적인 직장인 공무원이나 대기업 사원이 되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이런 도전에 과감히 나서는 사회분위기가 중요하다. 미국의 명문대가 고위 공무원들보다는 훌륭한 기업가들을 많이 배출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한다고 한다. 이런 점이 바로 그런 사회분위기를 대변한다. 고위 공직자가 기업가를 훈계하려 들거나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장에 걸핏하면 기업가들을 죄인인양 불러내는 것과는 천양지차가 있다.
 
이런 분위기와 함께 여러 제도들도 불확실성을 감당하면서 최종책임을 지는 기업가정신과 정합성이 있게 정립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주도해서 기업가정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떤 사업이 미래에 큰 성공을 이룰 것인지 알 수 없는데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싶어도 질 수 없는 제3자인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은 당연히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심지어 사업에 비해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은 과학에서도 과학담당 장관이 과학연구 자금의 배분을 좌지우지하면 장기적으로 과학발전이 저해된다고 한다. 과거 사회주의 계획경제였던 소련과 미국의 과학사를 비교 연구한 결론이다.
 
정부는 오히려 사업에 본래적인 불확실성 이외의 현재 정부가 가하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통신비 인하의 경우처럼 정부가 어느 날 갑자기 가격에 간섭해서 특정 서비스의 가격을 갑자기 올리거나 낮추는 것을 삼가야 한다. 이래서는 사업 자체에 내재하는 불확실성에다가 정부발 불확실성이 보태지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의 급작스런 인상도 기업가들에게는 예기치 못한 정부발 불확실성의 하나다. 이로 인해 전남의 유서 깊은 경방이 우리나라를 떠나겠다고 했다.
 
현재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노동이사제도 기업가정신과 어울린다고 보기 어렵다. 불확실성을 감당하면서 사업을 시작해서 약속한 임금과 여타 비용들을 모두 주고 남는 게 이윤이다. 불확실성으로 때로는 이윤이 아니라 손실이 기업가에게 귀속된다. 기업가는 자신이 벌인 사업에 대해 이런 이윤과 손실로서 그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 따라서 기업가나 그에게 투자한 주주들만이 그런 최종적인 책임을 질 수 있다. 노동이사제는 그런 점에서 책임과 결정권한이 비례하는 제도가 아니므로 경영의 효율을 도모하기보다는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여당 의원들 중 일부는 "경영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노동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다. 일부 논자는 혁신을 위해 노동이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이런 주장은 비록 혁신성장에 방해가 되더라도 노조에 더 큰 권력을 주기 위해 노동이사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비해 크게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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