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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저임금 이어 임대료 통제…‘간섭의 악순환’ 아닌가

[칼럼] 최저임금 이어 임대료 통제…‘간섭의 악순환’ 아닌가

기사승인 2018. 01. 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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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이 있었을 때 필자는 이것이 불행하게도 '간섭의 악순환'의 출발점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글을 썼다. (김이석칼럼 2017.7.17) 그러나 그런 기대를 이제 접어야 할 것 같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서 시작된 임금이라는 가격에 대한 정부의 간섭으로 인해 자영업자와 영세소상공인들이 비용인상에 따른 영업의 어려움을 호소하자, 정부는 이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새로운 간섭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제 이들의 영업상의 어려움이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높은 임대료라면서 임대료를 통제하려고 하고 있고 그 외에도 이들의 카드 수수료를 시장가격보다 낮게 통제하는 정책, 그리고 심지어 임금인상에 따른 납품업체의 비용인상을 대형유통업체가 수용케 하는 간섭정책 등을 시행하려고 한다는 보도다. 필자가 우려했던 '간섭의 악순환'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하나의 간섭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다른 간섭으로 이를 땜질하려들면 결국 더 큰 파국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명한 경제학자 루드비히 폰 미제스(1881~1973)는 이미 간섭이 또 다른 간섭을 부르는 악순환에 대해 학술적으로 또 대중적 강연을 통해 우리의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그는 소련에서 볼셰비키 혁명이 성공한 직후인 3년 후 사회주의에서 합리적 계산이 불가능하다고 논증하고 사회주의의 실패를 예견했다. 생산수단의 사유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에서는 생산수단의 거래가 없기 때문에 그 시장가격도 형성될 수 없다. 따라서 계획당국은 무수한 생산수단의 조합들 중 경제적인 것을 고를 수 없다는 것이다. [미제스(박종운 역), 사회주의]
 

그는 '간섭의 악순환'에 대해서도 학문적으로 또 대중 강연을 통해 경종을 울렸다. 그가 1959년 페론의 독재가 끝난 직후 아르헨티나 대학에서 했던 강연에서 프랑스 대혁명 당시 공포정치로 유명한 로베스피에르가 취한 '반값 우유' 정책 이야기를 '간섭이 또 다른 간섭을 불러 파국을 맞는' 사례로 들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이후 벌어지고 있는 여러 형태의 간섭 정책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국경제교육연구회, 스토리 시장경제)
 

로베스피에르가 가난한 사람들의 아기들이 우유 값이 비싸서 우유를 먹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이 아기들도 먹을 수 있도록 당시의 우유 값을 절반으로 통제했다. 그랬더니 우유를 사려는 사람은 줄을 서는데 막상 우유가 공급되지 않아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종전보다 더 비싼 돈을 주더라도 구할 수 없게 되었다. 줄 서는 문제는 배급제로 땜질했지만 우유의 품귀현상은 사료가격의 통제로 해결하고자 했다.
 

현재의 사료가격으로는 우유생산이 손해여서 우유생산이 되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사료가격 통제가 사료공급에 어떤 문제를 가져오고 사료를 이용해 생산할 모든 축산물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독자 여러분의 추론에 맡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 그리고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농업 분야에서 문제가 되자, 그 비용을 대형 유통업체가 부담하게 하려는 것이나 혹은 또 다른 가격인 임대료 등의 통제로 해결하려는 발상은 '반값 우유'의 문제를 '반값 사료'로 해결하려는 발상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사실 과거 전후 뉴욕시에서 아파트에 대한 임대료를 통제하는 바람에 빚어졌던 문제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버려진 건물들이 등장하고 뉴욕을 슬럼화하는 데 임대료 통제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대료 통제는 도시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소웰, 시티즌경제학) 상가에 대한 임대료 통제도 비슷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통제는 실패를 거듭함에도 역사에서 끈질기게 재등장하고 있다.(Schuettinger, Forty Centuries of Wage and Price Controls).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우리는 몸으로 직접 겪는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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