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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코로나19, 아파트 진화에 어떤 영향(?)

[장용동 칼럼] 코로나19, 아파트 진화에 어떤 영향(?)

기사승인 2020. 0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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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코로나19의 위력이 엄청나다. 확진자가 속출하는 만큼 도심 길거리는 물론이고 생산기지마저 발길이 뚝 끊겼다. 종교 활동조차 영상으로 이뤄지는 등 집단시설 기피현상도 뚜렷하다. 반면 주중 텅 비어 있던 아파트 주차장은 휴일을 방불케 할 정도로 주차전쟁이 빚어지고 있다. 외출을 삼가고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먹거리를 비롯해 생필품조차 밖에 나가 구입하지 않고 인터넷 등으로 사들이는 바람에 택배차량만 성업이다.

전체 국민의 60% 이상이 거주하는 대표 주택인 아파트는 시대요인에 따라 진화를 거듭해 왔다. 70년대부터 건설된 1세대 아파트는 연탄을 기본 난방으로 한 공동주택이다. 80년대 중반까지 건설된 주공아파트는 모두 이 같은 형태로 쓰레기장 역시 각 동 뒤쪽 1층에 마련, 각 가정에서 버리면 1층에 쿵 소리와 함께 떨어지도록 건설되었다. 그러다 보니 파리, 모기떼는 물론 온갖 악취가 나는 등 아파트 위생은 그야말로 말이 아니었다.

이 같은 아파트가 혁신 설계로 2세대로 진화한 것은 80년대 중반이후다. 여의도를 비롯해 압구정동 등지에 이른바 민영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서부터다. 이들 아파트는 대형 건설사들이 특별 설계를 통해 고급시설과 자재를 사용하고 아파트를 구조를 바꾸면서 혁신적인 변화를 맞는다. 중앙난방에 위생적인 시설이 대거 들어서고 단지 내 공용시설도 고급화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끈 주역들이었다. 소득 향상과 함께 수요가 점차 고급화되기 시작한 것에 대응, 아파트가 달라진 것이다.

90년대 들어 분당 등 수도권 1기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아파트는 재차 변화를 맞는다. 정보화시대를 맞아 사이버 아파트가 등장했고 이어 자연친화적인 그린아파트 등 3세대 아파트가 주도적으로 자릴 잡게 된다. 녹지가 중요한 마케팅의 포인트로 등장하면서 건강이 주택에 깊숙이 들어오는 새로운 아파트 단지 설계가 본격화되었다. 그러면서도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튼튼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전통업체인 H건설 아파트가 첨단 시설을 갖춘 또 다른 S업체 아파트를 선호도면에서 이긴 것도 이 때문이다. 90년대 중반부터는 건강에 대한 개념이 크게 부각되면서 단지 내 조경이 급부상하고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 같은 아파트가 생겨났다. 헬스 센터 등 건강시설이 단지 내 공용공간에 들어서고 주민 센터가 고급화되는 등 단지외적인 치장과 설계에서 점차 내부 혁신으로 바뀌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그러면서 아파트 선호도도 수요층의 니즈를 반영한 S업체의 브랜드가 급부상,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 도심 중심부에 대다수를 점유한 S업체의 아파트는 바로 이때 대거 재건축을 수주, 건설된 것이다. 이후 아파트는 층간소음 문제 해결과 호텔풍의 시설 고급화, 최첨단 자동화 등으로 급변신, 4세대 아파트로의 변화를 지속해가고 있다.

이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다 같은 아파트로 인식될지 모르지만 실제로 품질 면에서 보면 천차만별이다. 서울 강남 아파트의 가격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상승하지만 고품질 취향의 수요가 꾸준히 고급단지를 선호하는데도 큰 원인이 있다. 강남 개포 단지나 신반포의 재건축 아파트는 고급 카페에서 최고급 호텔에 버금갈 정도의 시설, 그리고 이 같은 시설을 첨단 전자키로 하나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을 정도다.

이번 신종코로나19 사태가 아파트에 어떤 진화요인이 될지 자못 궁금하다. 아파트 수요층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에 따라 아파트는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할 개연성이 높다. 우선 고급 수요층의 경우 한층 강화된 보안 니즈가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대중에 의한 피해 등을 감안, 시큐리티에 더욱 민감해질 소지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인의 프라이빗한 공간을 선호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현관 자동 소독 장치나 각 세대별 개인 헬스공간 마련, 외부 공기에 의한 요염 방지시설 등이 가미된 아파트 변신을 또 한 번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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