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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사내문화도 M&A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재뒷담화]사내문화도 M&A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기사승인 2020. 02.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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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
경제부 임초롱 기자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취임할 때부터 ‘실용주의자’로 유명했죠. 취임과 동시에 형식적인 보고와 회의 문화 등은 과감히 없애는 대신 실질적이고 실천 중심의 일하는 방식으로 바꿔나갈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었는데요.

인수·합병(M&A)에 있어서도 그의 실용주의는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구 LIG손해보험과 구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KB손해보험, KB증권을 그룹 내 비은행 부문 핵심 자회사로 만들었죠. 그런데 회사만 인수한 게 아니라 그들의 기업문화 중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만한 것을 들여와 그룹 조직문화를 환기하는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KB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국책은행으로 설립된 국민은행과 한국주택은행의 합병으로 출범했는데요. 이 같은 배경 탓에 윤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관(官) 출신들이 KB금융을 거쳐가면서 관치금융 논란의 중심에 서왔죠. KB금융의 사내문화 역시 꽉 막히고 수직적인 문화가 깊게 뿌리내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LIG손보와 현대증권으로부터 좋은 문화는 그대로 수용하고 계열사에 이를 전파하면서 KB금융의 사내문화도 하나씩 바꿔나갔다고 합니다. 5년여 전과 비교하면 수직적인 문화가 많이 연성됐다고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윤 회장이 만든 ‘타운홀미팅’은 유튜브 라이브 채팅과 함께 KB의 소통 문화로 자리잡았죠. 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확산시키려는 그의 노력이 담겼습니다.

또 업무성과 중심의 인재 발탁 역시 그의 실용주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2018년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증권가 최초의 여성 CEO’가 된 것도 마찬가지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M&A를 통해 외형은 물론 사내 문화까지 선순환을 그리도록 환기한 그의 실용주의가 돋보이죠. 최근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는데요. 인수에 성공한다면 또 어떤 문화가 융합돼 ‘KB스럽게’ 탈바꿈할지 관심이 쏠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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