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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치료 효과가 좋아도 문제? 에스티팜 작년 부진한 배경은

[취재뒷담화] 치료 효과가 좋아도 문제? 에스티팜 작년 부진한 배경은

기사승인 2020. 0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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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증명
경제부 이선영 기자
효능이 좋은 의약품은 많이 팔리기 마련입니다. 이 의약품을 제조한 제약사의 매출은 오르고 실적 개선을 꾀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제품의 효능이 좋은 탓에 실적이 악화된 곳이 있습니다. 바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계열사인 에스티팜이 그 주인공입니다.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 제조 및 판매를 주 사업으로 하고 있는 곳입니다. 에스티팜의 실적을 보면 지난해 26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18년 156억원이던 적자 규모는 더욱 커졌죠. 매출 역시 1년 동안 4.6% 감소한 93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에스티팜의 실적 부진은 ‘C형간염치료제’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에스티팜은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에 C형간염치료제 원료를 납품해 왔습니다. 이는 에스티팜의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 제품군이기도 했습니다. 2018~2019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2017년만 놓고 보면 에스티팜은 매출 2028억원, 영업이익 618억원을 올리기도 했죠. 2017년 기준 에스티팜의 전체 매출에서 길리어드와의 거래를 통한 매출 비중이 67.8%에 달할 정도로 ‘C형간염치료제’가 에스티팜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했던 겁니다.

문제는 이 치료제의 효능이 너무 좋다는 데서 발생했습니다. C형간염의 완치율이 높아지다 보니 이 치료제를 활용할 환자의 수가 감소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만큼 환자수 감소는 에스티팜 실적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높은 완치율로 인한 환자 감소로 C형간염치료제 원료의약품 매출은 2018년 348억원에서 작년에는 0원이 됐습니다.

높은 완치율로 뛰어난 효능을 입증했지만, 실적에는 오히려 독이 된 겁니다. 다만 에스티팜은 적자를 지속하는 상황 속에서도 차세대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작년 연구개발비 지출을 전년 대비 72% 늘리고 유럽 소재 글로벌 비임상 CRO 업체 두 곳을 인수하는 등 투자를 지속하면서입니다.

에스티팜은 올해 핵산치료제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원료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신약개발과 기술수출 등을 추진해 이익 회복에 힘을 쓸 계획이라고 합니다. 실적은 아쉬워졌지만 제품의 뛰어난 효능을 입증한 에스티팜이 차기 동력으로 어떤 신약을 내놓을지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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